두 아들 복직‧승진에 회장 직책은 ‘유지’…‘불가리스 사태’ 발 뺀 남양 오너家
‘사퇴 표명’ 홍원식, 회장직 유지…상반기 보수 8억800만원, 전년比 오히려 증가
장남 ‘상무 복귀’, 차남은 ‘임원 승진’…회사 매각 등 ‘경영 쇄신’ 의문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1-08-20 11:57:17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뒤로는 그의 두 아들도 임원으로 복직하거나 승진해 불가리스 사태로 불매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회사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결국 오너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셈이 됐다.
20일 남양유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의 직함은 ‘회장’, 상근 여부는 ‘상근’으로 각각 기재돼 있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 5월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이른바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다. 이는 남양유업이 지난 4월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은 이후였다.
그러나 홍 회장은 자신의 말과 달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올 상반기 보수로 8억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회장의 지난해 상반기 보수가 5억원 이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퇴 의사를 밝히고 홍 회장이 받은 보수액은 오히려 더 늘어난 것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은 사퇴 발표 이후 회사 관련 업무는 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 매각 계약이 진행 중인데 관련 업무를 살피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아 지난 4월 보직 해임된 장남 홍진석 상무는 매각 발표 하루 전인 5월 26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했다. 같은 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미등기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진행 중인 매각 계약 사안 종결 이후 현 임원들에 대한 일괄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홍 회장이 내놓은 쇄신책의 핵심인 회사 매각 역시 주주총회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해 지연된 만큼 매각 진정성을 두고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임시주총을 돌연 오는 9월 14일로 연기했다.
당초 남양유업을 인수하기로 한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 측은 “쌍방 합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통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홍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상호 당사자 간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총을 연기한 것일 뿐이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한앤컴과 계약 종결을 위한 협의가 조만간 예상된다”고 밝혀, 내달로 연기된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매각을 위한 안건이 실제 통과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 회장이 최근 남양유업 매각 업무와 관련한 법률대리인으로 LKB앤파트너스를 새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져 가격 재협상이 및 소송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법률 자문과 일부 업무에 대한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소송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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