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가석방에 ‘뉴삼성’ 활력 되찾나…관건은 ‘취업제한 해제’
국정농단 이재용, 재수감 207일 만 가석방…대규모 투자‧M&A 등 속도
재계, 경영 정상화 기대…취업 제한 등 경영활동 족쇄는 과제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1-08-10 12:33:59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된다. 지난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지 207일 만이다.
재계에서는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총수 부재’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그간 미뤄졌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하지만 사면이 아닌 말 그대로 가석방인 만큼 취업제한 등으로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삼성 투자 시계 빨리지나…경영 행보 ‘주목’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가석방심사위)를 열고 이 부회장 광복절 가석방을 최종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장기 경영 공백을 우려했던 삼성그룹이 일단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가장 먼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동안 삼성전자를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을 기다리는 경영 환경은 한마디로 첩첩 산중이다. 무엇보다 경쟁사들의 공세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따라잡아야 할 파운드리 경쟁사 대만의 TSMC와는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고, 반도체 종가인 인텔까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와 M&A로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부문에서도 미국의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각각 176단 낸드와 DDR5 D램의 기술 개발과 생산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등 삼성전자의 초격차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열세로 수익성에선 애플에 눌리고 있고, 물량에선 중국 샤오미에 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의 복귀로 삼성의 투자 시계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재계에서는 회사 장기 미래를 좌우하는 굵직한 투자는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이 부회장이 수감된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그룹에는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 삼성SDI의 미국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M&A 등 해결해야 할 투자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이런점에서 이 부회장이 출소하면 삼성전자의 주요 투자와 M&A 프로젝트 가동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과 관련한 결정도 이 부회장의 복귀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에 이어 이 부회장의 재구속 등 연이은 악재로 내부가 침체돼 있어,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회사를 일신하고 ‘뉴삼성’으로의 변화를 통해 활력을 되찾길 바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 ‘총수 부재’ 한숨 돌렸지만…‘취업제한’은 족쇄
그러나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더라도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규정이 유효하다는 점에서 경영 최전선에 온전히 복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형 집행 면제와 함께 유죄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는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형기만료 전 조건부 석방이어서 법무부의 보호관찰과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취업제한, 거주지 제한 등을 받게 되며 해외 출국 때에는 법무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예외를 승인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이 공식 등기 임원으로 경영 활동을 하기에는 제약이 불가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가석방 상태라 더 공격적인 경영에는 제약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가석방 상태에서도 경영에는 참여하기 때문에 미국 반도체 대규모 투자 등 대형 사안에 대해 최고경영자들이 함께 협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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