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

무리한 외형 확장 후 전략 수정…‘마트 DNA’로 체질 개선
2025년 영업이익 급증, 본업 경쟁력 회복 신호탄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2-13 09:00:02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공격적 외형 확장으로 흔들렸던 이마트가 본업 중심 전략으로 수익성을 회복하며 영업이익 7배 급증이라는 성적표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유통 산업의 격변기 속에서 이마트가 지나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52주 최저가·자고 일어나면 떨어지는 주식’ 알림의 단골 종목으로 거론됐다.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과 소비 둔화, 고정비 부담이 겹치며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존재 가치 자체가 도전받던 시기였다. 그 중심에는 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이름이 함께 언급됐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프로필 사진/사진=이마트

 

◆ 본업 흔들릴 때 단행된 외형 확장

2020년대 초반 이마트는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다. SSG닷컴 투자 확대, G마켓·옥션 인수, 야구단 운영, 해외 유통 자산 투자 등 굵직한 결정이 잇따랐다. 이는 온라인 전환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정 회장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결과는 녹록지 않았다. 이마트는 연결기준 지난 2023년 12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당시 연간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할인점 본업의 영업이익은 둔화됐고 원가율 상승과 비용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은 빠르게 낮아졌다. 본업의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자회사 적자가 누적되자 연결 기준 실적은 더욱 압박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외형은 커졌지만 체력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입 확대 역시 부담으로 돌아왔다. 금리 상승기와 맞물리며 이자 비용이 늘어났고 신사업은 기대만큼 빠르게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 시기 정 회장은 확장 전략에 대한 비판을 온전히 감내해야 했다.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밀렸고, 오프라인 유통 쇠락의 상징처럼 언급되기도 했다.‘

 

◆ 확장 일변도에서 본업 중심으로…가격·상품·공간 혁신 ‘삼각편대’


전환점은 정 회장의 전략 수정이었다. 그는 외형 확대보다 본업 경쟁력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내부적으로는 “마트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고, 가격·상품·공간 혁신에 집중했다. 

반등의 핵심은 고물가 환경에 맞춘 상품의 '가격'이다. 통합 매입으로 확보한 원가 개선 효과를 가격에 재투자하며 고객 체감도를 높였다. 2300만명이 참여한 ‘고래잇 페스타’는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고, 행사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8.1% 증가했다. 초저가 상품 확대도 주효했다.

공간 혁신 역시 본업 회복의 또 다른 축이었다. 스타필드 마켓 리뉴얼 점포 3곳은 재개장 이후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였다. 일산점은 방문객이 61.3% 늘고 매출이 74.0% 증가했다. 동탄점과 경산점도 각각 매출이 16.5%, 19.3% 성장했다. 스타필드 마켓을 중심으로 한 점포 리뉴얼은 고객 동선과 체류 경험을 정교하게 개선하며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을 동시에 확대했고,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견조했다. 연매출은 3조8520억원으로 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93억원으로 39.9% 늘었다. 대용량·가성비 중심 전략이 소비 위축 국면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했다. 지난해 개점한 마곡점과 구월점도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안착했다. 

◆ 고진감래 2025년, 리더십이 숫자로 증명된 해

성과는 2025년 실적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별도 기준 총매출은 17조9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771억원으로 1553억원 늘며 127.5% 급증했다. 전년 대비 7배 가까운 영업이익 개선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 14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결 기준에서는 신세계건설 대손상각비 등 1167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4분기 영업손실 99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는 672억원 줄었다. 확장의 후유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본업 체력은 회복되고 있었다.

트레이더스 역시 안정적인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연매출 3조8520억원, 영업이익 1293억원으로 각각 8.5%, 39.9%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업황 개선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 2026년 본업 강화 이끈 정용진의 선택은

2026년 이마트는 통합 매입 강화와 추가 점포 리뉴얼, O4O 고도화, RMN 사업 확대 등 기존 전략을 이어가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본업 중심’ 기조가 있다.

정 회장은 공격적 확장 이후의 부담을 인정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결단을 내렸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회복을 택했고, 가격 경쟁력과 상품 차별화, 점포 혁신이라는 기본에 다시 집중했다. 2025년 실적 개선은 그 전략적 선택이 일정 부분 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고, 또한 찾은 거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며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유통 시장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유통 환경은 여전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트는 확장이 아닌 수익성, 외형이 아닌 체질 개선이라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 정용진 회장이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방문해 현장경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마트
결국 답은 본업이었다. 그리고 정용진의 선택은 이마트의 반등을 이끈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