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AI 대전환의 쌍두마차…HBM 초격차 vs 데이터센터 전방위 협력
SK하이닉스, 엔비디아에 HBM 독점 공급…삼성, 종합 포트폴리오로 반격 노려
이덕형 기자
ceo119@naver.com | 2025-10-01 23:48:45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전환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경제의 ‘양 날개’로 부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했고,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패키징 역량을 앞세워 오픈AI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며 반격에 나섰다. 두 기업의 행보는 한국이 AI 글로벌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오픈AI의 초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글로벌 AI 생태계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월 90만장 웨이퍼 생산 체제를 갖추고 엔비디아 AI GPU에 들어가는 HBM3와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기준 HBM 시장 점유율 55% 이상을 기록하며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크게 앞섰다.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지만, HBM4 이후에도 기술 리더십을 이어갈 경우 ‘초격차’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픈AI와 협력해 메모리 반도체 공급은 물론,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플로팅(부유식)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까지 나서며 종합 포트폴리오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은 메모리–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글로벌 유일의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HBM4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GPU·CPU와 메모리를 패키징하는 차세대 HPC(고성능 컴퓨팅)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S는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기업용 AI 서비스 판매권을 확보했고, 삼성물산·삼성중공업은 플로팅 데이터센터 기술을 오픈AI와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단순 반도체 공급을 넘어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양사의 행보는 단순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산업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사이클 의존도가 높아 AI 반도체가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
특히 ▲메모리 공급 ▲데이터센터 구축 ▲AI 서비스 확산으로 이어지는 ‘AI 밸류체인’은 한국을 글로벌 혁신 테스트베드로 자리매김시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 허브를 중심으로 동·서남권 AI 벨트를 구축하면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투자 부담은 리스크로 꼽힌다. 수십조~수백조원 규모의 시설·R&D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글로벌 AI 수요 둔화나 미·중 갈등 심화 시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가 HBM 독점 공급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종합 반도체 역량과 패키징 기술로 반격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두 기업 모두 오픈AI·엔비디아·MS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며 ‘AI 동맹’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한국 반도체 산업은 AI 시대의 글로벌 판도 속에서 또 한 번 도약할 기회를 맞이했다.
삼성과 SK가 쌍끌이 전략으로 AI 인프라 혁신을 선도할 경우, 한국은 메모리 강국을 넘어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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