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3만5천달러 시대 진입, 4만달러 시대는?

한은, 작년보다 10.3% 상승 발표...성장률 4%대로 완연한 회복세
코로나 대란 속 괄목할만한 성과, 4만달러 진입 시점은 예측 불허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2-03-03 23:41:57

뒷걸음질 치던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다시 반등하며, 사상 처음 3만5천달러 시대를 열었다. 원화 기준 GNI는 4024만7천원으로 1년 전보다 7.0% 늘어났다. 1인당 GNI는 국민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불린다. 우리나라는 2017년 첫 3만달러를 돌파하며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한 이후 2018년 3만3천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2019년 3만2204달러, 2020년 3만1881달러로 줄어들다가 작년에 급반등한 것이다.


1인당 GNI가 3만5천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명실상부한 선진국 반열의 기준점인 4만달러 시대가 언제쯤 열릴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전망이 다르지만, 대체로 3년 내에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작년 4분기 및 연간 GDP(국내총생산)'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미 달러화 기준으로 3만5168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약 10.3% 성장했다. 

▲ 수출 급증과 환율변동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천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국민 1인당 연간 소득이 약 4024만원에 달한다는 의미이다.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 대란 속 괄목할만한 성과
1인당 GNI 3만5천달러 돌파의 주역은 경기회복과 환율변동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가 부진했던 2020년 상황에서 점차 벗어나 회복국면을 맞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를 감안하지 않은 명목 GDP도 6.4% 성장,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글로벌 10위 규모를 유지했다"며 "특히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4.0%로 집계됐다. 다만, 4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1.1%에서 1.2%로 높아졌다. 이는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최정태 부장은 "내수 증가율은 속보치와 동일했지만, 수출이 속보치보다 0.7%포인트 상향되면서 순 수출 기여도가 0.1%포인트 상승한 결과"라며 "민간은 수출을 중심으로, 정부는 소비를 중심으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1.1% △건설업 2.4% △서비스업 1.4% △농림어업 1.5% 등으로 집계됐다. 속보치와 비교해 서비스업(+0.1%포인트)과 재화수출(+0.4%포인트)이 상향조정된 반면 설비투자(-0.1%포인트)는 약간 낮아졌다. 물가 변동이 반영된 명목 GDP의 경우 지난해 2057조 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미국 달러화 기준(1조 7978억 달러) 증가율은 9.7%로 더 높았다.

4만달러 진입 시점은 예측 불허
이제 관심은 언제 4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느냐는 점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대부분 5만달러 이상의 1인당 GNI를 기록하고 있지만, 4만달러부터는 진정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봐도 무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관건은 경제성장률이다. 인구가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1인당 GNI를 늘리는 가장 지름길은 성장하는 길 뿐이다. 물론 원화가치의 변동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진정한 4만달러 시대의 진입은 경제성장으로 이뤄내야 그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산술적으로 우리 경제가 3~4%씩 성장한다면, 환율 변동이 거의 없다는 전제 하에 3년후인 2024년에 4만달러에 진입 가능하다. 3~4%대의 경제성장이 실현돼도 원화가치가 하락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가 2017년에 3만달러를 돌파했으니, 3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GNI가 점프하는데 7년이 걸리는 셈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3만달러에서 1만달러를 끌어올리는데, 대략 3년에서 12년이 걸렸다. 평균은 5년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2024년 1인당 GNI 4만달러 진입은 버거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저효과로 올해는 4% 전후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해도 내년부터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내수경기의 침체가 변수다. 도무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증대 만으로 3~4%대의 고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일각에선 물가상승이 결국 1인당 GNI를 높이는 효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1인당 GNI의 4만달러 시대 진입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침체된 경기 회복이 최대 관건
한국은행도 이와관련, "경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수 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예측하진 못했다. 그 만큼 변수가 많은 탓이다. 오히려 원달러 환율의 변동이 4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데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작년의 경우도 원달러 환율이 3% 가량 하락하면서 달러화 기준으로 1인당 GNI가 10.3% 증가하는데 적잖이 작용한 게 사실이다. 한국은행의 한 전문가는 "지난해 1인당 GNI 증가폭, 3287달러를 각 요인 별로 나눠보면 경제성장이 1272달러로 가장 크게 기여했으며 환율 하락이 1061달러, 물가가 762달러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GNI 성장 기여도가 경제성장, 환율하락, 물가 순으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994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불 대에서 문재인정부 첫 해인 2017년 3만불을 돌파한 후 4년 만에 3만5000불을 넘어섰다"며 "이런 성적은 매우 뜻깊고 반가운 성과임에는 분명하지만 소상공인 지원과 선제적 물가관리 등 민생안정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기 회복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오미크론의 전세계적인 재확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재편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돼 경제성장률 자체의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라며 "위기에 유달리 강한 우리 경제의 저력이 발휘된다면 의외로 1인당 GNI 4만달러 시대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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