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美셰일 첫발에 '비운영' 선택했나
코드에너지, 윌리스턴 집중 위해 마르셀루스 매각
현지선 '저원가 우량자산' 평가…비핵심과 부실은 달라
포스코인터, 운영 부담 낮추고 생산권익·판매부터 확보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 2026-09-18 22:46:29
포스코인터내셔널(대표 이계인)이 미국 셰일가스 시장의 첫 카드로 직접 운영하지 않는 '비운영(Non-operated) 자산'을 골랐다. 미국 매도자는 사업 집중을 위해 팔았지만 현지에서는 저원가 우량자산으로 평가해온 곳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장 운영 부담을 낮춘 채 생산권익과 가스 판매부터 확보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들어가는 셈이다.
18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미국 코드에너지(Chord Energy)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코드에너지 자회사가 보유한 펜실베이니아 마르셀루스(Marcellus) 셰일가스 비운영 자산을 5억5000만달러에 인수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자료상 양측은 지난 14일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11월 중순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드에너지는 16일 계약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통상적인 선행조건을 거쳐 올해 4분기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계약 체결과 자산 이전을 완료하는 클로징은 별개의 절차다.
이번 거래에서 먼저 봐야 할 것은 '비운영'의 의미다.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생산권익을 확보하지만 시추와 현장 운영을 직접 주도하는 구조는 아니다.
미국 에너지 전문매체 하트에너지(Hart Energy)는 2025년 7월 24일 '코드, 마르셀루스 핵심지역 비운영 가스자산 매각 추진(Exclusive: Chord Marketing Non-Op Gas Assets in Marcellus Core)'에서 해당 자산 대부분을 미국 대형 가스업체 익스팬드에너지(Expand Energy)가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 자산을 마르셀루스 핵심지역의 경쟁력 있는 저원가 건성가스(Dry Gas) 자산으로 평가했다. 당시 시장 예상 매각가는 약 5억달러였다.
따라서 '비운영 자산'을 곧바로 질이 낮은 자산으로 볼 수는 없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대규모 생산조직을 처음부터 구축하지 않고 기존 운영사의 생산능력을 활용하면서 가스 판매와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대신 신규 시추 시점과 개발 속도를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는 제약도 따라온다.
매도자인 코드에너지의 계산은 다르다.
미국 마르셀루스드릴링뉴스(Marcellus Drilling News)는 2025년 2월 28일 '코드에너지, 펜실베이니아 북동부 마르셀루스 비운영 자산 매각 검토(Chord Energy Considers Selling Non-Op Marcellus in Northeast Pa.)'에서 코드에너지가 이 자산의 매각 가능성을 처음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매체는 7월 25일 '코드에너지, 펜실베이니아 북동부 마르셀루스 3만3000에이커 매각 추진(Chord Energy Looks to Sell 33K Non-Op Marcellus Acres in NEPA)'을 통해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코드에너지가 팔기로 한 이유는 자산 부실보다 사업 집중에 가깝다. 회사는 2024년 에너플러스(Enerplus)를 인수하면서 마르셀루스 지분을 함께 넘겨받았지만 주력 사업지역은 노스다코타 윌리스턴분지(Williston Basin)다. 코드에너지는 이번 거래 발표에서도 마르셀루스 자산을 '비핵심(Non-core)'으로 규정하고 매각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윌리스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자산이 그동안 상당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다고도 설명했다.
실제 현지 언론의 이번 거래 해석도 '포스코에 우량자산을 넘겼다'보다는 코드에너지의 사업 재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휴스턴비즈니스저널(Houston Business Journal)은 9월 16일 '코드에너지, 5억5000만달러 마르셀루스 매각으로 윌리스턴 집중(Chord Energy doubles down on Williston Basin with $550 million Marcellus Shale divestment)'이라고 보도했다. 마르셀루스 매각으로 코드에너지가 윌리스턴분지 중심의 단일지역 사업구조를 강화한다는 분석이다.
마르셀루스드릴링뉴스도 9월 17일 '한국 포스코, 코드의 펜실베이니아 북동부 마르셀루스 비운영 자산 5억5000만달러에 인수(South Korea's POSCO Buys Chord's NEPA Non-Op Marcellus for $550M)'에서 코드에너지가 2025년 초부터 검토해온 자산 매각이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매수자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가격에는 또 다른 계산이 숨어 있다. 코드에너지는 5억5000만달러의 거래가격이 헨리허브(Henry Hub) 천연가스 가격을 MMBtu당 3.50달러로 가정할 경우 해당 자산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약 6배라고 밝혔다. 지난해 현지 시장에서 약 5억달러가 예상됐던 것과 비교하면 최종 거래가격은 이를 웃돌았다. 다만 가스 가격과 생산 전망이 달라진 만큼 이를 단순히 '웃돈'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결국 같은 자산을 놓고 양사의 판단이 갈린 이유는 자산의 질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다. 코드에너지는 윌리스턴에 자본과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마르셀루스를 팔았다. 반대로 미얀마와 호주에 이어 미국 가스 생산기반을 확보하려는 포스코인터내셔널에는 필요한 자산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6일 별도의 '미국 셰일가스 자산 인수 사업설명회'까지 열었다. 미국 진입을 단순 재무투자가 아닌 중장기 에너지 사업 확대의 일부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5억5000만달러 인수에서 주목할 것은 누가 더 좋은 거래를 했느냐가 아니다. 미국 회사에는 비핵심이었던 자산이 한국 회사에는 성장자산이 되는 이유다. 코드에너지는 '집중'을 위해 팔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확장'을 위해 샀다. 이번 거래의 성패 역시 마르셀루스가 좋은 가스전인가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권 없는 미국 자산을 얼마나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다음 사업으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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