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줌인] 기후위기 속 보험의 진화…취약계층 지키는 ‘새로운 안전망’
기후위기 일상화…폭염·폭우 피해 속 보험의 역할 부각
정책성 보험 확대 위해 정부·보험사 현장 안내 활동 강화
지수형 보험 도입 통해 취약계층 간접 피해 보상 모색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 2025-07-22 07:01:18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폭염까지 덮치며 기후재난이 반복되는 가운데 국민의 삶을 지키는 장치로 ‘보험’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 제도적 보완은 필요하지만 정부와 민간을 중심으로 보험 시스템은 새로운 사회안전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을 들 수 있다. 이 보험은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주관하는 정책성 보험으로 DB손해보험, 삼성화재, NH농협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 민영보험사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해당 보험의 총 가입 건수는 지난해 72만여 건으로 전년(81만여 건)보다 줄었지만 보험료의 70~100%를 정부가 지원하고 지자체와 보험사가 협력해 홍보 활동을 강화 하는 등 보험가입률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풍수해보험은 낮은 보험료와 높은 손해율로 수익성은 낮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인식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연계해 상담창구 운영, 전단 배포, 지역 방송 안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 피해 역시 보험의 새로운 보장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52.7명이 폭염으로 사망하는 등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자 보험사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보장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AXA손해보험은 간단한 질문만으로 가입 가능한 ‘(무)AXA간편상해보험’을 통해 온열질환 발생 시 응급실 내원비를 보장하고 있으며 현대해상도 ‘다이렉트 H건강보험’에 유사한 특약을 운영 중이다.
농업인을 위한 NH농협생명의 ‘NH안전보험’은 열사병 등 재해를 보장하며 일부 지자체는 보험료의 최대 70%까지 지원하고 있다. 특히 DB생명은 기존 보험의 특약이 아닌 단독 상품인 ‘열사병미니보험’을 통해 온열질환 진단 시 30만원의 제공하고 있다.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3월 전국 최초로 모든 도민을 자동 가입 대상으로 하는 ‘경기 기후보험’을 운영 중이다. 별도 절차 없이 온열·한랭 질환 등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위로금, 입원비, 진단비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폭염이나 이상기후로 인한 근로소득 손실, 소상공인 영업 피해 등은 기존 보험제도로는 보장이 어려운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보험업계는 이러한 간접 피해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보험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폭염은 신체적 손해뿐 아니라 생계에 직결된 간접 손해를 동반한다”며 “직접적인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운 피해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지수형 보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수형 보험은 강수량, 기온 등 객관적인 기후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로 실제 손실액과 관계없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재해와 같이 피해 입증이 어려운 재난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현재 건설근로자 퇴직공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상기후로 인해 작업이 중단될 경우 소득 손실을 보장하는 지수형 기후보험을 내년 도입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후 배달 플랫폼 종사자, 독거노인, 소상공인 등 기후위기 취약계층까지 보장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수형 보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 데이터 구축에 상당한 노력과 자본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체계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지수형 보험은 기후위기 속 국민의 삶을 지키는 실질적인 수단이 될 수 있고 보험산업 역시 사회안전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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