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홍국 하림 회장의 ‘뚝심’이 녹아든 ‘퍼스트키친’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 2024-02-23 22:43:50

▲ 하림산업의 퍼스트키친 <사진=이슬기 기자>

 

국내 닭고기 기업으로 유명한 하림이 미래성장동력으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을 점찍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김홍국 회장의 뚝심있는 경영 철학이 녹아있는 전라북도 익산의 생산 공장에 기자가 직접 방문했다.

지난 22일 기자는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하림산업의 ‘퍼스트키친(First Kichen)’에 방문했다. 2021년 4월 완공된 12만3400㎡(3만6500평) 규모의 퍼스트키친은 하림그룹의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초기지 생산 공장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병아리 10마리로 사업을 시작해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1위, 총 자산규모 17조원, 재계순위 27위까지 일궈낸 인물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한 농장-공장-시장을 통합한 ‘삼장 통합경영’에 있다. 퍼스트키친은 김 회장의 뚝심있는 경영철학이 그대로 적용된 생산 기지였다.

퍼스트키친은 총 세 구역으로 나눠진다. K1에서는 육수·HMR·육가공 소스, K2에서는 면류, K3에서는 즉석밥이 제조된다. 

 

▲ 하림산업 퍼스트키친내에 전시돼 있는 더미식 장인라면 제품 <사진=이슬기 기자>


먼저 방문했던 곳은 ‘더미식’의 ‘장인라면’ 등이 생산되는 K2 구역이다. ‘장인라면’, ‘푸디버디’ 등 주력제품들은 건면으로 제조된다. 닭고기, 소고기,등을 우려낸 육수로 반죽된 면은 ‘제트노즐(Z-Nozzle)’ 공법을 통해 건조된다. 해당 공법은 섭씨 120℃ 이상의 열풍으로 위아래에서 면을 건조해 쫄깃한 식감을 살린다.

하림 관계자는 “건면은 유탕면과 달리 건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위 아래로 열풍으로 건조시키는 제트노즐 공법은 하림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 더미식 즉석밥 생산 공정 <사진=하림>
생산라인을 따라 ‘더미식’의 즉석밥 제품이 생산되는 K3 구역에 들어섰다. 하림의 즉석밥은 첨가물 없이 오롯이 쌀과 물로만 만들어진다. 이러한 제조방법이 가능한 이유는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클린룸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무균상태의 클린룸에서 지어진 즉석밥은 첨가물 없이도 10개월의 보존기간을 유지한다.

이어 육수·HMR·소스가 생산되는 K2구역을 찾았다. 이 구역에서는 하림의 모든 제품에 투입되는 육수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주변 농가를 통해 공급받은 재료와 9㎞ 떨어져 있는 ‘하림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공수된 닭뼈가 사용된다. MSG 등 화학조미료 대신 자연 재료를 사용해 20시간 동안 우려진 육수는 맛은 신선함에서 나온다는 하림의 고집이 묻어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온라인 물류센터’다. 하림은 퍼스트키친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물류센터를 통해 가장 신선한 상태로 각 가정에 배송한다는 계획이다. 물류센터의 가동으로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한 김 회장의 삼장통합경영이 고지를 앞두고 있다.

 

다만 현재 하림의 HMR사업의 평가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 ‘더미식 장인라면’을 시작으로 즉석밥, ‘멜팅피스’, ‘육즙만두’, 어린이식 ‘푸디버디’ 등 제품 라인업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지만 매년 적자폭은 커지고 있다.

실제 하림산업은 ▲2019년 148억원 ▲2020년 294억원 ▲2021년 589억원 ▲2022년 8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을 표방하는 하림의 고가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림 관계자는 “식품의 본질은 맛으로 (퍼스트키친 내의 공정을 거치면) 가격대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을 타협시키기 위해선 맛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퍼스트키친의 온라인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기업과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D2C(소비자 직접판매) 플랫폼이 갖춰진다. 하림은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품질의 제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대 닭고기 기업을 일군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이 종합식품기업으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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