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최윤범 ‘경영권 수성’ vs 영풍·MBK ‘견제 교두보’ 확보
고려아연 최 회장 재선임, “경영 연속성 확보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
11대 4에서 8대5 이사회 재편…영풍·MBK 연합 측 견제 체제 기반 마련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6-03-24 22:34:35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고려아연 제52기 정기주주총회 결과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에는 ‘사업의 연속성 확보’를,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에는 ‘경영진 견제 기능 강화’에 힘을 실어줬다.
이 같은 상충된 결과로 양측은 주총 종료 직후 각자의 성과를 부각하며 극명하게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된 이번 주총은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주총장 전체를 압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 회장 측과 최대 주주인 영풍·MBK 연합 간의 날 선 공방과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졌다.
특히 안건 표결 때마다 영풍·MBK 연합 측 주주들은 “공정하지 못한 의사 진행”이라며 강하게 항의하면서 회의 진행이 수시로 중단되기도 했다.
현장의 열기도 뜨거웠다. 200여 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성황을 이뤘으나 주총장 출입은 철저히 통제됐으며, 입장한 주주들 또한 녹음이나 촬영이 일절 금지되는 등 극도의 보안 속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 고려아연, “경영 연속성 확보 및 미래 성장 동력 마련”
고려아연 측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영풍·MBK 연합의 적대적 M&A 공세를 차단하고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최윤범 회장은 이사 후보 표결에서 높은 득표율로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황덕남 이사회 의장 역시 사외이사 재선임 됐으며,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관련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Walter Field McLallen) 후보는 최다 득표를 올리며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고려아연은 44년 연속 흑자 경영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등 그간의 경영 성과를 주주들이 높게 평가한 결과라며,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주당 2만원의 현금 배당을 확정하고, 약 9177억 원의 임의적립금을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히 이 전환 규모는 당초 영풍 측이 제안한 수준의 두 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많은 주주가 현 경영진 중심의 거버넌스와 이사회 체제를 통한 경영 연속성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주신 것으로 평가한다”며 “크루서블 프로젝트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 영풍·MBK 연합, “이사회 내 실질적 견제와 균형의 시작”
반면 영풍과 MBK 연합 측은 이번 주총을 통해 독단적 경영을 막을 수 있는 ‘지배구조 혁신’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영풍과 MBK 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통해 영풍 측 추천 인사를 포함한 신규 이사들이 진입하며 이사회 구도가 8대 5(미국 측 1석 별도)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과거 11대 4로 현 경영진의 압도적인 구조에서 탈피해, 사실상 ‘황금분할’에 가까운 견제 체제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즉 표면적으로는 최 회장 측이 과반을 유지했지만, 이사회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연금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일부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의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점을 들어, 현 체제의 지배구조에 대한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판단이 이사회 재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이제 최 회장이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으며, 향후 모든 경영 판단에서 투명한 검증과 설득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되었다는 점을 성과로 꼽았다.
영풍·MBK 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이번 주총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더욱 균형 잡힌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라며 “주주가치 제고와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 확립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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