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홍의락, 재무정상화 바통…LNG캐나다로 성장축↑
상반기 영업익 1조5853억…해외사업 비중 20.9%
부채 2.24조 감소·부채비율 345%…민수용 미수금도 감소
LNG캐나다 2단계 투자 결정…정책 조정 경험이 미수금 해소 변수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09-26 22:21:49
한국가스공사가 상반기 영업이익을 28% 늘리고 부채를 2조2000억원 이상 줄였다. 해외사업은 전체 영업이익의 20.9%까지 커졌다. 지난 7월 취임한 홍의락 사장은 개선된 재무기반을 넘겨받아 14조원대 미수금을 줄이면서 해외사업의 이익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28일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한국가스공사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연결 매출은 19조31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5853억원으로 28.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8871억원으로 96.1% 늘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판매단가가 낮아졌지만 LNG 도입단가 하락에 따른 매출원가 감소와 해외사업 실적 개선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수익성 변화는 매출보다 뚜렷하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약 6.1%에서 올해 8.2%로 2%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외형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이익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단순 매출 성장보다 이익 체력이 개선된 실적에 가깝다.
해외사업이 새로운 이익축으로 자리잡은 것도 눈에 띈다. 미얀마·모잠비크·호주·이라크·캐나다 등 주요 해외사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920억원에서 올해 3309억원으로 72.3%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5%에서 20.9%로 높아졌다. 해외사업이 연결 영업이익의 5분의 1을 담당한 셈이다.
특히 캐나다 LNG 사업의 변화가 크다. 지난해 상반기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캐나다 LNG 사업은 올해 상반기 14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해외사업 전체 영업이익의 43.2%에 해당한다. 손익 개선폭은 1463억원으로, 가스공사 전체 영업이익 증가액 3467억원의 약 42%를 차지한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100% 종속회사인 KOGAS Canada Energy Ltd.가 참여하는 LNG캐나다 2단계 사업 투자를 의결했다. 기존 LNG 처리설비에 2기를 추가해 총 생산능력을 연간 1400만톤에서 2800만톤으로 두 배 확대하는 사업이다. 가스공사 종속회사의 참여 지분은 5%다.
다만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다. 가스공사는 KOGAS Canada Energy에 대한 지분출자와 금전대여를 각각 자기자본의 2.5% 이상 규모로 추진하기로 했지만 다른 사업 참여자의 최종투자결정과 승인이 남아 있다. 최종 조건도 이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6월 말 연결 부채는 40조589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239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본은 11조7562억원으로 9573억원 늘었다. 부채 감소와 자본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부채비율은 397%에서 345%로 52%포인트 내려갔다.
남은 핵심 과제는 미수금이다. 민수용 미수금은 지난해 말 13조8649억원에서 6월 말 13조5390억원으로 3259억원 줄었다. 가스공사의 가장 큰 구조적 부담 가운데 하나가 상반기에는 감소한 것이다. 다만 발전용과 기타를 포함한 총 미수금은 14조178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34억원 늘었다.
미수금은 단순한 기업 내부의 비용절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민수용 가스요금은 원료비 연동제를 기반으로 산정되고, 과거 원료비 상승분이 요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미수금이 누적됐다. 가스공사도 요금·원료비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이 지점에서 홍의락 사장의 경력이 주목된다. 홍 사장은 제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을 역임해 중앙 정치와 지방 행정을 모두 경험했다. 지난 7월 29일 가스공사 제19대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9년 7월 28일까지다.
상반기 실적은 홍 사장 취임 이전에 대부분 만들어진 만큼 이를 신임 사장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대신 홍 사장은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해외사업에서 현금창출원이 확대된 시점에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홍 사장이 취임 당시 가스공사의 위상과 가치 제고, 브릿지 에너지 역할 확립, AI 기반 에너지 플랫폼 전환을 3대 경영방향으로 제시한 데 이어 창립 43주년 기념사에서도 누적 미수금 해결과 재무건전성 회복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수금 문제는 가스공사와 정부, 소비자 부담이 맞물린 정책 현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 분야와 지방 경제행정을 경험한 홍 사장의 정책 조정 경험은 이런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재무구조 개선 속도를 얼마나 빠르게 미수금 축소와 요금체계 정상화로 연결하느냐가 홍의락 체제의 첫 재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출발점은 이전보다 나아졌다. 부채는 줄고 자본은 늘었으며 해외사업은 영업이익의 20%를 넘어섰다. 여기에 LNG캐나다 2단계까지 현실화하면 해외 LNG 사업의 이익 기반을 장기적으로 넓힐 여지도 생긴다.
홍의락 체제의 성패를 가를 숫자는 결국 두 가지다. 14조원대 총 미수금이 추세적으로 줄어드는지, 그리고 3309억원까지 커진 해외사업 이익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지다. 이미 개선되기 시작한 재무구조에 정책 조정과 해외사업 확대가 더해진다면 가스공사의 재무 정상화 속도도 한 단계 빨라질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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