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증권 완전자회사화…금융사업 비중 확대
1730억원 투입해 잔여 지분 27.07% 인수
증권 이익 전액 귀속·의사결정 일원화…AI·자산관리 사업 강화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7-12 22:11:02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 결제와 송금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투자와 자산관리로 넓히고, 실적이 개선된 증권 자회사의 이익과 기업가치를 모회사에 모두 귀속시키기 위한 결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3일 카카오페이증권 주식 291만4652주를 약 1730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현재 지분율은 72.93%다. 오는 20일 거래가 마무리되면 지분율은 100%가 된다.
이번 거래로 카카오페이의 연결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미 연결 자회사로 분류돼 실적이 카카오페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고 있다.
변화는 순이익의 귀속과 지배구조에서 나타난다. 기존에는 카카오페이증권 이익 가운데 27.07%가 소수주주 몫으로 배분됐다. 완전자회사 전환 이후에는 카카오페이증권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기업가치 상승분이 카카오페이에 전액 귀속된다.
의사결정도 단순해진다. 증자와 신규 사업,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2대 주주와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결제와 증권 서비스를 연계하는 과정에서도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카카오페이가 이 시점에 지분을 추가로 인수한 것은 카카오페이증권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매출 2420억원과 영업이익 427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001억원, 영업이익은 236억원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55% 수준이다.
예탁자산은 올해 1분기 말 13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8% 증가했다. 1분기 순자금 유입액은 3조6680억원, 월간 거래 고객은 140만명으로 집계됐다. 고객 수와 자산 규모가 함께 증가하면서 수익 기반도 확대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236억원은 카카오페이의 연결 영업이익 322억원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내부거래와 연결조정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비교지만, 증권 사업이 카카오페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수 가격은 카카오페이증권 전체 기업가치를 약 6390억원으로 평가한 수준이다. 지분 27.07%를 약 1730억원에 취득하는 조건을 전체 지분에 단순 적용한 결과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15배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6.8배 수준이다. 증권업 실적은 시장 거래대금과 환율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만, 현재 수익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인수 가격이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카카오페이의 자금 여력도 거래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4706억원이다. 인수 대금은 보유 현금의 약 11.8%에 해당한다.
이번 거래는 중복상장 논란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별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높은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가 누릴 성장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완전자회사화가 향후 상장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장가치를 모회사 안에 유지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 측면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결제·송금 고객을 카카오페이증권의 투자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와 송금, 자산조회 서비스를 통해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 고객에게 주식과 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저축, 채권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완전자회사 체제에서는 결제 이후 남은 자금을 투자상품으로 연결하거나 자산 현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공동으로 추진하기 쉬워진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서비스 매출을 늘리고, 카카오페이증권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출시한 ‘AI 어닝콜’도 같은 방향에 있다. 미국 상장기업의 실적 발표를 실시간으로 번역·요약하고, 시세와 차트 확인부터 주식 거래까지 한 화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단순 번역보다는 투자 정보와 거래 기능을 연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용자가 외부 정보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 카카오페이증권 안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거래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이용 시간과 거래 횟수가 늘어나면 위탁매매와 환전 수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 중개 외에 연금저축과 ISA, 펀드 등 자산관리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거래대금에 따라 수익이 움직이는 위탁매매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 자산에서 반복적으로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다만 성장성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올해 1분기 실적에는 국내외 증시 거래 증가와 환율 효과가 반영됐다. 증시가 둔화하면 위탁매매와 외화거래 관련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
시장 점유율도 추가 확대가 필요하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식 거래대금 점유율은 올해 1월 기준 0.60%로 상승했지만, 주요 모바일 증권사와는 격차가 남아 있다. 자본 규모가 대형 증권사보다 작아 자기자본을 활용한 대형 투자은행 사업에도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증권은 대형 증권사와 같은 방식의 경쟁보다 모바일 고객 기반과 인공지능,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소매금융과 자산관리 분야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거래는 새로운 증권사를 인수하는 사업 확장이 아니다. 이미 경영권을 보유한 자회사의 잔여 지분을 사들여 이익과 성장가치를 모두 확보하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향후 관건은 증시 거래 증가로 확보한 수익을 연금과 ISA, 펀드, AI 자산관리 등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다. 이 과정이 진행되면 카카오페이의 수익구조에서 증권과 자산관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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