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최대 4%p 경감…건설사 주택사업 수익성, 착공이 가른다

수도권 민간택지 부담 완화 제도화…2027년까지 승인 시 4%p 경감
GS건설·대우건설 등 시행·시공 구조에 따라 수혜 달라…PF 조달·착공 조건 관건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1-06 22:13:46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주택건설 관련 협회 및 회원사들과 만나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수도권 민간 주택사업의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이 한시적으로 줄어든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개발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로 했지만, 실제 건설사의 수익성 개선 효과는 사업주체와 시공사의 역할, 사업계획 승인 시점과 착공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국토교통부는 6일 '주택건설사업 기반시설 기부채납 운영기준'을 일부 개정해 고시했다. 국토교통부 고시 제2026-623호로,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포함된 부담 완화 조치를 제도화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경감 기준에 따르면 수도권 민간택지에서 2027년 12월 31일까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면 기부채납 부담비율을 4%포인트, 2028년 승인 사업은 2%포인트 낮출 수 있다. 승인 후 1년 이내 착공해야 한다는 조건도 적용된다.

기부채납은 주택사업자가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이나 관련 토지를 공공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사업자에게는 토지 제공과 시설 설치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부담 완화는 개발원가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의 정책자료에 제시된 사업유형별 최대 부담비율을 보면 일반 주택건설사업은 기존 8%에서 2027년까지 4%, 2028년에는 6%로 낮아진다.

용도지역 내 변경사업은 기존 18%에서 각각 14%와 16%, 용도지역 간 변경사업은 기존 25%에서 21%와 23%로 조정되는 구조다.

2027년까지 적용되는 최대 부담비율을 종전과 비교하면 일반 주택건설사업은 50%, 용도지역 내 변경사업은 약 22.2%, 용도지역 간 변경사업은 16% 낮아진다.

그러나 이는 제도상 최대 부담비율의 감소율이다. 실제 주택사업의 원가나 기부채납 비용이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업부지 1만㎡에 종전 최대 부담비율 8%가 적용된 일반 주택사업을 가정하면 기부채납 대상 면적은 800㎡다. 경감된 4%가 모두 적용되면 400㎡로 감소한다.

다만 경감된 면적을 모두 분양 가능한 면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 설치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기준이 적용될 수 있으며, 실제 개발 가능 면적은 용적률과 토지 이용계획, 인허가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건설업계의 실질적인 수혜를 판단할 때는 개발사업의 시행 주체를 구분해야 한다.

GS건설과 대우건설, 한화 건설부문,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택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라도 모든 사업이 이번 기부채납 경감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건설사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기부채납 부담 감소가 개발원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시행사가 별도로 존재하고 건설사가 도급공사만 맡는 사업에서는 기부채납 부담을 지는 주체와 공사 매출을 인식하는 주체가 다를 수 있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 3일 의정부 가능4구역 재개발사업과 서울 성산모아타운 4구역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회사가 제시한 공사비는 각각 4647억원과 2506억원으로, 합산하면 7153억원이다.

하지만 이 수주 규모를 이번 기부채납 경감에 따른 수혜액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두 사업에 개정 기준이 적용되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시공사 선정에 따른 공사비와 사업주체가 부담하는 기부채납 비용은 성격이 다르다.

대형 건설사의 주택사업 수주가 늘어나더라도 실제 개발원가 절감 효과를 판단하려면 사업별 시행 지분과 인허가 단계, 기부채납 부담액을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사업계획 승인 시점도 변수다.

정부는 2027년 말까지 승인받는 사업에 4%포인트를 경감하고 2028년에는 경감폭을 2%포인트로 축소한다. 같은 조건의 사업이라도 승인 시점에 따라 적용 가능한 부담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승인만 앞당긴다고 사업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승인 후 1년 이내 착공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려면 토지 확보와 인허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등 공사 개시를 위한 준비도 갖춰야 한다.

기부채납 부담 감소가 사업비를 낮추는 요인이라면 자금조달 여건은 실제 착공 가능성을 결정하는 별개의 변수다. 비용 부담이 줄더라도 필요한 사업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착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정부 역시 민간 주택공급 확대에서 금융 문제를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등 주택 관련 협회 및 회원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현장 애로사항을 논의했다.

국토부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연내 출범을 추진하는 '통합 주택공급 지원센터'를 통해 PF 등 공급 금융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부채납 부담 완화와 PF 지원은 모두 민간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수단이지만, 실제 착공 효과는 개별 사업장의 인허가와 자금조달 여건을 함께 살펴야 판단할 수 있다.

건설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다. 기부채납 부담 감소가 직접 시행사업의 개발이익에 반영될 수는 있지만, 도급 중심 사업에서는 해당 비용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따라 손익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주요 건설사의 개별 사업장별 경감액과 실제 수혜 규모를 산정할 수 없다.

이번 제도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경감 기준을 적용받은 사업장 수와 부담 감소액, 사업계획 승인 이후 실제 착공까지 걸린 기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기부채납 부담 완화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건설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경감비율 자체보다 이를 적용받는 사업장이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지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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