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기업대출 7조 늘 때 CD연동 32조 증가…이자마진의 역설

CD연동 비중 50.9%에서 69.1%로 확대…고정금리 대출은 급감
대출 운용수익률보다 조달금리 빠르게 상승…자산부채관리 중요성 부각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 2026-11-03 22:04:20

▲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이 시장금리 연동 기업대출을 크게 늘렸지만 이자마진은 오히려 줄었다.

 

대출금리보다 자금조달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른 탓이다. 대출 확대보다 자금 운용과 조달 간 금리차 관리가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3일 우리금융그룹의 2026년 3분기 팩트북을 분석한 결과,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의 기업 원화대출은 지난해 9월 말 148조9867억원에서 올해 9월 말 156조4893억원으로 7조5026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기업대출은 75조8378억원에서 108조1864억원으로 32조3486억원 늘었다. 전체 기업대출 증가액의 4배가 넘는 규모다.

고정금리 기업대출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같은 기간 49조4750억원에서 24조9095억원으로 24조5655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기업 원화대출에서 CD연동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9%에서 69.1%로 18.2%포인트 상승했다. 고정금리 비중은 33.2%에서 15.9%로 낮아졌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1년간 약 3300억원 감소해 큰 변화가 없었지만 CD연동 대출은 22조4869억원 증가했다. 반면 고정금리 대출은 21조1398억원 줄었다.

대출잔액보다 금리 결정 방식별 잔액 구성이 훨씬 크게 바뀐 것이다. 다만 기존 고정금리 대출이 그대로 CD연동 대출로 전환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규 취급과 만기상환, 대환 등의 결과가 함께 반영된 수치다.

이러한 변화에서 주목할 것은 실제 이자마진의 움직임이다.

우리은행의 원화대출 평균 운용수익률은 올해 2분기 3.91%에서 3분기 3.99%로 7.5bp 상승했다. 그러나 원화예금 평균 조달금리는 2.06%에서 2.22%로 16.5bp 올랐다.

예금 조달금리 상승폭이 대출 운용수익률 상승폭의 두 배를 넘은 것이다.

그 결과 원화대출 수익률에서 원화예금 조달금리를 차감한 금리차는 약 9bp 축소됐다. 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1.506%에서 1.434%로 7.2bp 하락했다.

원인은 조달구조에서도 확인된다.

우리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6월 말보다 7조9545억원 감소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10조6830억원, 은행채는 2조8205억원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조달비용이 낮은 예금이 줄고 정기예금과 은행채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 증가 효과가 조달비용 상승에 상당 부분 상쇄됐다.

우리금융도 이러한 금리구조의 영향을 인정했다.

곽성민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3일 실적발표에서 CD금리 연동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3분기 NIM 하락 요인 가운데 약 5bp가 장단기 금리차 확대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 약 2bp가 저원가성 핵심예금 감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의 대출자산과 조달부채가 서로 다른 기준금리와 만기에 연동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를 은행계정 금리위험(Interest Rate Risk in the Banking Book·IRRBB)의 관점에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대출과 조달의 금리 변경 시점이 다른 금리 재산정 시차 위험(Gap Risk)과 서로 다른 기준금리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기준금리 불일치 위험(Basis Risk)이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에서 CD연동 비중이 높지만 조달 측면에서는 정기예금과 은행채 등 다양한 금리조건의 자금을 활용한다.

CD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자금조달에 적용되는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면 은행의 이자마진은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공개된 팩트북만으로 실제 금리위험 노출액을 계산하거나 CD연동 대출 확대가 NIM 하락을 직접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개별 대출의 금리 재산정 주기와 조달 만기, 금리파생상품을 통한 위험회피 효과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자마진 축소가 곧바로 이자이익 감소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은행의 3분기 회계상 이자이익은 2조81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5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이자수익자산도 7조6062억원 늘었다.

자산 규모의 확대가 마진 축소 영향을 일부 보완한 셈이다. 은행의 이익 규모와 단위 자산당 수익성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향후 관건은 금리구조 변화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 시점이다.

우리금융은 4분기부터 NIM 하락세가 멈추고 2027년에는 대출자산의 금리 재산정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개선폭은 CD금리와 중장기 조달금리의 차이, 저원가성 예금 회복 여부, 기존 대출의 금리 재산정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분기 우리은행의 실적에서 확인되는 핵심 변화는 기업대출 규모보다 금리구조에 있다.

 

기업대출의 CD연동 비중이 빠르게 높아진 상황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향후 이자마진 회복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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