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자산 과세 2029년 유예 추진…손실 3년 이월공제
해외 거래정보 확보·과세 형평성 고려
2027년 제도개선안 마련…국회 법 개정 관건
김정연 기자
kjy@sateconomy.co.kr | 2026-11-06 22:08:03
정부가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029년으로 다시 미루기로 했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과세 시기를 늦추는 동시에 투자손실을 이후 3년간 이익에서 공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년 추가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정부에 과세 유예를 공식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현행 소득세법은 2027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소득에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유예를 추진하는 주된 이유는 국내외 거래에 대한 과세 형평성이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내역은 상대적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는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한 미국과의 거래정보 교환은 2029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정부는 해외 거래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집중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중요한 변화다.
현행 과세체계에서는 같은 해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할 수 있지만,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공제할 수는 없다.
정부는 이를 개선해 특정 연도에 발생한 손실을 이후 3년간 발생한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을 과세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3년 이월공제는 과세 시행 이후 발생한 손실에 적용하는 방안으로, 과세 시행 전 이미 확정된 투자손실까지 소급해 공제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전문가와 업계,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2027년 상반기까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부 과세기준은 2028년 상반기에 발표한다.
관건은 국회 입법이다. 현행법상 시행일이 내년 1월 1일인 만큼 과세를 예정대로 유예하려면 시행일 변경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가 2027년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세부 제도개선 입법과는 구분해야 한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법제화 이후 세 차례 연기됐다. 이번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네 번째 유예가 된다.
정부가 추가로 확보하려는 2년 동안 해외 거래정보 수집체계와 손실공제 기준을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2029년 과세 시행의 핵심 과제로 남게 됐다.
토요경제 / 김정연 기자 kj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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