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에 난관 부닥친 한국 경제…‘저성장의 늪’ 피하려면
수출 감소·고유가·고환율 등 악재 잇달아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에 금융권 위기까지
성장동력 되살릴 경제 기초체력 강화해야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3-08-20 21:47:18
한국 경제가 잇따른 겹악재로 난관에 부닥쳤다. 7월까지 전년 대비 10개월 째 감소중인 수출이 이달들어 초반까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1,340원)을 넘나들고 있다. 기름값도 6주 연속 오름세다. 대외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은 기대했던 리오프닝 효과는 커녕, 디플레이션 우려에 부동산 위기까지 겹쳐 중국판 리먼 사태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경기 하락으로 올 하반기 경기 회복이 시급한 한국 경제가 이들 악재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뿐만 아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평균 1%대로 전망했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상저하고(上底下高)’ 기대가 얼어붙는 분위기다.
정부는 최근 수출 촉진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수출 감소세를 반전하고, 경제 회복을 반등시킬 만한 마땅한 방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국 경제가 성장동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자칫 ‘저성장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난달까지 10개월 째 이어지는 수출 감소세가 이달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은 경제 회복의 최대 걸림돌이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3% 줄었다.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으로 무역수지도 적자를 나타냈다.
또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6주 째 오름세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3∼1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727.7원으로 10여개월 만에 1,700원를 넘어섰다. 경유도 일간 기준(17일 1,601.4원)으로 보면 6개월 만에 1,600원대로 올라섰다. 유가 상승은 7월에 2,3%까지 내려온 소비자물가를 부추길 여지가 다분해졌다.
최근 가파른 원/달러 환율 오름세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2.0원에 마감했는데, 1340원선 돌파는 지난 5월 2일 이후 3개여 월 만이다. 장중에는 5월 17일 기록한 연고점(1343.0원)을 찍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만 67.4원이 올랐다.
잇단 원화 값 약세는 지난 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 공개로 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점이 요인이 됐다. 문제는 이미 역대 최대차인 2%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 격차가 향후 더 커진다면 외국인 자금 유출로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는 점이다.
■ 1%대 성장 고착화 우려 고개 들어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제이피모건 등 8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9%로 내놓았다. 앞서 지난 6월 말 평균치 2,0%보다 낮춰 잡은 것이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한 것을 감안하면 2년 연속 1%대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늦어지고,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올해 성장률이 예상대로 1%대 초반에 머문다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 중국 리스크 한국 경제 회복 발목 잡나
중국의 7월 생산과 소비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부동산업체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학산되면서 중국 경제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심각한 경제 불안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 경기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수출 확대가 관건인데, 그러려면 반도체와 중국 경기 회복이 중요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보지 못하고, 반도체를 비롯한 IT(정보통신) 경기 회복도 부진해 하반기 경기 반등의 불확실성이 확연해지고 있다. 결국 중국 경제 침체는 우리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 성장동력 되살릴 펀더멘탈 강화해야
정부는 애초 이르면 올 가을부터 수출이 역성장에서 벗어나면서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중국 경기가 예상외로 침체되면서 중국 리스크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 됐다.
정부는 경기 부진 탈피를 위해 수출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엊그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갖고 주요 업종별 수출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무역금용·마케팅·해외인증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품목,지역 다변화 등 구조적 수출 대책을 세워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가계는 역대급 부채에다 고금리로 소비 확충에 나설 처지가 못 된다. 기업도 올 상반기 경영 실적 악화로 설비에 투자할 여력이 줄었다.
한국 경제가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1%대 '저성장 고착화' 우려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 혁파와 구조 개혁을 통해 우리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토요경제.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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