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정치&T경제] 與, 반도체법 처리압박…"李, 우측 깜빡이 켠 김에 우회전하라"
"이재명, 갑자기 친기업·친미·친일…조변석개 기만에 불과"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5-02-03 21:44:43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국민의힘은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인공지능(AI)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요구하고 반도체 특별법 관련 토론회를 주재한 것을 계기로 '반도체 특별법 처리'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국익의 도움이 되는 일은 사사건건 반대했던, 이재명 대표가 최근 들어 갑작스레 성장과 친기업을 내세우면서 우클릭을 하고 있다"면서 "조변석개가 이재명 대표의 주특기라고는 하지만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니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어 "불과 2주 전 민주당은 올해 당론으로 추진할 10대 입법과제를 발표했다"라며 "난데없이 AI 지원 추경을 하자고 하는데, 이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여야가 합의한 조세개편 논의를 일방적으로 멈춰 세운 건 다름 아닌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말 바꾸기가 정말 진심이라면, 오늘부터 시작되는 2월 임시회에서 반도체특별법, 첨단에너지 3법부터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국정협의체에 참여해서 산적한 민생법안들을 하루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지금 시급한 것은 조기 대선이라는 헛꿈이 아니라, 민생경제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추경을 주장하면서, 특히 'AI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라며 "그러면서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 제정에는 아주 반대하는 그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연구인력의 주 52시간 원칙에 대한 예외를 특별법에 반영하자는 우리당의 주장에 대해서,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근로기준법 논의로 미루자고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라며 "과연 이 대표가 AI 중요성을, 그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직격했다.
이어 "최근에 딥시크를 개발한 중국의 량원펑을 비롯한 그 연구개발 인력이 과연 주 52시간 근로를 했는지, 한번 물어봐 주시기 바란다"라며 "주 52시간 연구 근로로써는 딥시크를 개발할래야 개발할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그러면서 연구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원칙의 예외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딥시크 개발에 어떤 경각심을 느꼈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을 한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 이재명 대표의 진정성이 어느 정도 인정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AI와 반도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AI 추경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작 반도체 특별법 처리를 미루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수대변인은 "AI와 반도체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로, 반도체 산업 없이는 AI 기술 발전도 이루어질 수 없다"라며 "연구개발(R&D) 인력들이 몰입형 집중 연구를 통해 혁신을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로제의 예외 적용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딥시크(DeepSeek)를 개발한 중국 연구원들이 단순히 주 52시간 근로만을 지키며 연구했을까? AI와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몰입형 집중 연구인데 연구의 흐름이 끊기면 결과도 끊긴다"라며 "세계는 지금 혁신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규제로 발목을 잡는 모습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반도체는 대한민국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국가적 핵심 산업으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정말 AI와 반도체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반도체 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특히 "근로기준법 논의로 반도체 특별법을 미루겠다는 태도는 AI와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우회전 깜빡이를 켠 김에 이번에는 우회전을 해달라"며 "반도체 특별법을 처리하는 것은 단순한 법안 처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지키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이 노사 서면합의로 주52시간 상한제를 초과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그간 "반도체 분야의 고급 인력들이 주52시간 근로 시간 제한에 묶여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며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야당에 촉구해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노동계가 반대하는 반도체 특별법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에서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고 발언하면서 민주당이 반도체 특별법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