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증산 협상 거부···OPEC+ 필요 시 감산할 수도
김태관
8timemin@hanmail.net | 2022-11-22 21:28:12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1일(현지시각) OPEC+가 원유감산을 고수하고 있으며 유가 하락 속에 시장 균형을 맞추기 위해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 등 OPEC가 생산량 증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일각의 예상을 부인한 것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은 확인되지 않은 OPEC 대표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음달 4일 OPEC과 OPEC+ 회의체에서 하루 50만 배럴의 생산량 증가가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 역시 "OPEC+가 회의 전에 어떤 결정도 논의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이후 배럴당 83달러 이하로 5% 넘게 하락했던 유가는 장관의 발언에 따라 손실 폭을 줄였다. 이날 브렌트유는 1% 하락한 86.7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OPEC+는 생산량을 급격히 낮추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가격이 하락하는 데에 따른 경제 전망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늘릴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더해 압둘아지즈 사우디 왕자는 또한 OPEC+가 필요하다면 생산량을 더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OPEC+의 현재 일일 200만 배럴 감산은 2023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면 우리는 항상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증산 가능성’ 예측이 있었던 건 미국과 산유국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매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사우디 기자 자말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된 미국 연방 소송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 대한 면책특권을 언급한 이후 생산량 증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 면책 결정은 모하메드 왕자를 배려한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그에게 통치자로서의 입지를 강화시켜 준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기자 사건은 2018년 10월 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주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암살된 것을 말한다.
카슈끄지는 사건 무렵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체류 중이었는데 사건 당일 전 부인과 이혼하기 위해 자국 총영사관에 방문한 뒤 실종됐다가 끔찍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 사건은 사건의 배후에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새로 들어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는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재공론화를 시도했지만, 예상치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돌연 태도를 바꿨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동결 등으로 인해 에너지 대란이 터진 것이다. 바이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우디의 석유 금수 조치를 풀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에게 ‘외국 정부 수반 소송 면책특권’ 규정을 적용, 사건을 덮고자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바이든의 의지는 사우디의 거부와 빈 살만의 반인권 문제에 반발한 인권단체, 정치권의 반발로 꺾이는 모습이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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