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위 KB금융지주, 회장 보수는 4위…'과거 성과' 순위 갈라

실적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순, 회장 보수는 하나·신한·우리·KB금융지주
4대 회장 상반기 급여 격차 2500만원…총보수 차이는 12억7200만원
신한·우리는 은행장이 회장보다 많이 받아…장기성과급 지급 시점 영향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 2026-08-15 21:10:41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 순위와 회장 보수 순위가 거의 반대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3조8846억원을 번 KB금융지주의 양종희 회장은 6억5000만원을 받아 회장 보수 4위였다. 반면 순이익 3위인 하나금융의 함영주 회장은 19억2200만원으로 보수 1위였다. 현재 성과보다 과거 성과를 뒤늦게 지급하는 장기성과급이 반기 보수 순위를 크게 바꾼 결과다.

숫자를 순서대로 놓으면 차이가 선명하다.

상반기 순이익 규모 1위는 KB금융 3조8846억원이다. 신한금융 3조4427억원, 하나금융 2조4029억원, 우리금융 1조6090억원 순이다. NH농협금융까지 합친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3조11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증가했다.

이익이 얼마나 빠르게 늘었는지를 봐도 순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은 신한금융이 13.3%로 1위, KB금융이 13.1%로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은 4.4%, 우리금융은 3.7%였다. 이익 규모와 성장률을 함께 보면 KB와 신한이 상반기 실적에서 앞섰다.

그러나 회장 보수 1위는 하나금융이었다.
 

▲ 2026상반기 4대 금융지주 회장 보수 비교, Ai 생성이미지 [토요경제]

 

함영주 회장이 19억2200만원을 받았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9억3800만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8억1500만원, 양종희 KB금융 회장 6억5000만원 순이었다. 실적 순위가 'KB-신한-하나-우리'라면 보수 순위는 '하나-신한-우리-KB'인 셈이다.
이를 올해 실적에 대한 보상 순위로 받아들이면 숫자를 잘못 읽을 수 있다.

회장들의 상반기 급여만 비교하면 차이가 거의 없다. 함영주·양종희 회장이 각각 4억5000만원, 진옥동 회장이 4억3800만원, 임종룡 회장이 4억2500만원이다. 1위와 4위 차이는 25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총보수는 함 회장 19억2200만원과 양 회장 6억5000만원 사이에 12억7200만원의 차이가 벌어졌다.

차이를 만든 것은 급여 밖의 보상이다. 총보수에서 급여를 제외한 금액을 단순 계산하면 함 회장이 14억72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진 회장 5억원, 임 회장 3억9000만원, 양 회장 2억원 순이다.

총보수에서 급여를 제외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함 회장은 약 76.6%에 달한다. 진 회장은 약 53.3%, 임 회장은 47.9%, 양 회장은 30.8%다. 각 회사가 상여와 장기성과급을 분류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어 이를 동일한 성과급률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올해 반기 보수 격차가 기본급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함 회장이 대표적이다. 함 회장의 19억2200만원에는 급여 4억5000만원과 상여 4억7000만원 외에 장기성과급 10억200만원이 포함됐다. 장기성과급만 전체 보수의 52%가 넘는다.

이 돈도 올해 상반기 실적만 평가해 받은 것이 아니다. 2022년 부여된 성과연동주식 보상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성과를 평가한 뒤 1년간 지급을 유보해 올해 2분기에 지급했다. 과거 수년간의 성과가 2026년 반기보고서에 보수로 잡힌 것이다.

진옥동 회장은 급여 4억3800만원과 상여 5억원을 받았다. 회사는 총주주수익률(TSR), 자기자본이익률(ROE), 영업순이익 등 그룹 경영성과와 고객 기반 확대, 내부통제 등을 성과평가에 반영했다. 단순 순이익 규모 하나만으로 보수를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 2026 상반기 4대 시중은행 은행장 보수 비교 Ai 이미지 [토요경제]

 

은행장 순위까지 내려가면 또 다른 역전이 나타난다.
4대 은행장 가운데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12억8300만원으로 1위였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8억2900만원, 이호성 하나은행장 7억9100만원, 이환주 KB국민은행장 5억4800만원 순이다.

신한과 우리에서는 은행장이 그룹 회장보다 많이 받았다.

정상혁 행장은 진옥동 회장보다 3억4500만원 많았다. 그러나 정상혁 행장의 보수에도 과거 보상이 들어 있다. 급여 4억1000만원과 상여 4억원 외에 4억7300만원의 주식기준 장기성과급을 받았다.

해당 성과급은 정상혁 행장이 부행장이던 2022년 부여한 것으로 이후 4년간 회사의 주주가치와 수익성, 건전성 관련 지표를 반영해 지급액을 정했다. 현재 은행장 직책 때문에 올해 새로 12억8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8억2900만원을 받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8억1500만원보다 1400만원 많았다. 정 행장의 보수에는 장기성과급 1억8500만원이 들어갔다. 본부장 재직 당시 소관 조직의 2022~2025년 성과를 평가해 올해 지급한 금액이다.

반대로 하나금융에서는 함영주 회장이 이호성 하나은행장보다 11억3100만원 많았고, KB금융에서는 양종희 회장이 이환주 국민은행장보다 1억200만원 많았다. 같은 '회장-은행장' 관계에서도 보수 차이가 회사마다 크게 다른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금융회사의 보수제도 자체와 관련이 있다.

금융회사는 제조기업과 달리 당장의 수익만 보고 경영진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 당장 이자이익이 증가하지만 몇 년 뒤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 단기 실적에 맞춰 위험을 지나치게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해 경영진 성과 가운데 일부를 수년에 걸쳐 평가하고 나중에 지급하는 구조를 둔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도 일정 임직원의 성과보수를 일정 기간 이연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령은 사외·비상임이사를 제외한 임원 등의 경우 성과보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하도록 규정한다. 올해 지급된 돈이 반드시 올해 성과에 대한 대가를 의미하지 않는 제도적 이유다.

NH농협금융은 비교 방식이 다르다. 이찬우 회장의 상반기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개인별 지급 내역이 반기보고서에 나타나지 않았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7791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 4위였지만 회장 보수는 정확한 금액으로 순위를 정할 수 없다.

올해 공시에서 나타난 순위를 다시 정리하면 순이익은 KB, 성장률은 신한, 회장 보수는 하나, 은행장 보수는 신한이 각각 1위다. 같은 금융그룹 성과를 놓고도 어떤 숫자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지주 CEO 보수의 적정성을 판단하려면 '올해 얼마 벌었고 회장이 얼마 받았다'는 두 숫자만 맞대서는 부족하다. 기본급과 단기 상여, 수년 전 부여한 장기성과급을 분리하고 해당 보상이 어느 기간의 ROE·주주가치·건전성 성과를 평가해 지급됐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올해 상반기 보수 공시가 보여준 가장 분명한 사실은 최고경영자의 직급이나 당해 순이익이 보수 순서를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본급은 비슷했다. 차이를 만든 것은 수년 전 성과를 언제, 어떤 기준으로 보상했느냐였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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