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미래상환능력' 시대…공동전산 역할 커진다
금융위, 5조원 이상 대형사에 FLC 도입 추진
67곳 주요 원장 중앙회 위탁…12곳도 IFIS 이용
부동산 중심서 생산적 금융 전환…기업 평가 역량 중요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08-28 20:58:54
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연체·부도 등 이미 발생한 위험을 확인하는 방식에서 기업의 미래상환능력을 함께 판단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금융당국이 대형 저축은행에 미래상환능력(FLC) 기반 자산건전성 분류체계 도입을 추진하면서 79개 저축은행을 연결하는 저축은행중앙회의 공동전산망 역할도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자료를 종합하면, 금융위는 지난 2월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통해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 5곳의 건전성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기로 했다. 기업대출은 현행 연체·부도 기준에 따른 자산건전성 분류와 FLC 방식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FLC를 적용하면 미래상환능력을 반영해 자산건전성을 분류하고 충당금을 적립할 수 있다.
제도 변화는 저축은행의 영업구조 전환과 맞물린다. 지난해 9월 말 저축은행 기업대출에서 부동산·건설업 비중은 45.2%였다. 전체 여신의 수도권 비중도 66.1%로 2024년 수도권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 52.8%보다 높았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자금 공급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넓히고 비수도권 여신을 우대하는 등 부동산과 수도권에 집중된 자금중개 구조를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출 규모보다 기업을 평가하는 능력이다. 금융연구원은 저축은행이 부동산·건설업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려면 FLC 기반 사업성 평가 역량을 높여 새로운 여신 공급처를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담보가치에 상대적으로 의존했던 영업에서 기업의 사업성과 상환능력을 보는 금융으로 이동하려면 신용정보와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반도 함께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이 주목되는 이유다. 중앙회 자료를 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67곳은 고객원장과 여·수신 원장 등 주요 원장을 중앙회에 위탁하고 IFIS를 이용해 주요 전산업무와 대외금융거래를 처리한다. 자체 전산을 운영하는 나머지 12곳도 대외거래 등 일부 업무에 IFIS를 사용한다. 사실상 저축은행 전체가 중앙회 공동전산망과 연결돼 있다.
중앙회는 IFIS를 다시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 6월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 차세대 구축 및 전산장비 통합유지보수' 사업을 공고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기간은 안정화 기간 3개월을 포함해 착수일부터 22개월이다. 1차 입찰에 이어 재공고가 진행됐으며 지난 7월 SK AX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위의 FLC 도입과 중앙회의 차세대 IFIS 구축은 별개의 사업이다. 현재 공개된 중앙회 입찰공고에는 FLC 공동평가모형을 차세대 IFIS에 탑재한다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 두 사업을 직접 연결해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주목할 부분은 방향이다. 금융당국은 대형 저축은행의 신용리스크 측정방식을 고도화하고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려 한다. 중앙회는 79개 저축은행이 사용하는 전산 인프라를 차세대 체계로 바꾸고 있다. 특히 자체 전산투자와 전문인력 확보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중소형사에는 중앙회 공동전산의 안정성과 기능이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축은행의 다음 경쟁은 부실이 발생한 뒤 얼마나 빨리 정리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부실 가능성을 앞서 판단하고 새로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여신평가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생산적 금융으로 저축은행의 역할을 넓히려는 정책 전환 속에서 중앙회의 공동전산도 단순한 전산업무 지원을 넘어 업권의 금융 인프라라는 가치가 커지고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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