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최대 실적, 주역은 증권
4개 증권사 순익 증가분 약 1조4400억원
5대 지주 전체 증가분 1조1642억원 웃돌아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7-24 20:51:39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1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증가분을 뜯어보면 주인공은 은행이 아니라 증권이었다. KB·신한·하나·NH농협금융 계열 증권사 4곳의 순이익 증가분만 약 1조4400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 전체 순이익 증가분 1조1642억원을 웃돌았다. 은행과 보험 등에서 줄어든 이익을 증권 부문이 메우고도 남았다는 의미다.
24일 각 금융지주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잠정실적을 종합하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3조11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증가했다. KB·신한·하나·농협금융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우리금융도 3.7% 성장했다.
그러나 전체 순이익 규모보다 주목할 부분은 이익이 늘어난 경로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96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5% 증가했다. KB증권은 7963억원으로 135.0%, 신한투자증권은 5777억원으로 123.1%, 하나증권은 2731억원으로 155.7% 늘었다. 이들 4개 증권사의 순이익 증가분을 합하면 약 1조4400억원에 달한다.
5대 금융지주 전체 순이익 증가분보다 증권사 4곳의 증가분이 약 2800억원 더 많다. 금융지주 실적이 늘어난 정도를 넘어, 증권이 다른 계열사의 부진까지 보완했다는 뜻이다. 비교 기준이 달라 합산에서 제외한 우리투자증권도 상반기 순이익이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2% 증가했다.
수익 구성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6조5469억원으로 5.4%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10조9032억원으로 27.6% 늘었다. 주식 거래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와 수탁수수료, 자산관리·금융상품 판매 수익이 이자이익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핵심 은행 계열사의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렸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2254억원으로 1.7%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2조4585억원으로 8.5% 늘었다. 하나은행의 증가율은 1%대에 그쳤다. 우리은행은 1조3730억원으로 11.9% 감소했고 농협은행도 1조1629억원으로 2.1% 줄었다.
특히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 순이익이 농협은행 순이익의 83% 수준까지 올라왔다. 농협은행 순이익이 감소하고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각각 77.3%, 18.1% 줄었지만 증권 순이익이 두 배 이상 늘면서 그룹 전체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도 비은행 전환 효과가 뚜렷했다. 상반기 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22.3%로 전년 동기 6.9%보다 세 배 이상 높아졌다.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의 이익이 늘었고 지난해 편입한 동양생명도 비은행 실적 확대에 힘을 보탰다.
KB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44%, 신한금융은 35%까지 높아졌다. 하나금융도 19%를 기록했다. 금융지주의 실적 구조가 은행의 대출과 이자이익에 의존하던 형태에서 증권·보험·카드·자산관리 수익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실적은 금융지주들이 추진해온 비은행 강화 전략이 실제 이익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증권 수익은 시장 거래대금과 주가, 금리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상반기와 같은 자본시장 호황이 둔화할 경우 증권 중심의 높은 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
하반기 실적의 관건은 순이익 순위가 아니다. 증시 효과로 늘어난 수수료이익을 반복 가능한 수익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지, 은행의 순이자마진과 대손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5대 금융지주의 실제 수익 체력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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