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하루에 배터리 양끝 잡았다…LFP 6조·전고체 2027년

포스코퓨처엠 LFP 물량, 8월 합의보다 2배 이상 확대
에코프로비엠과 황화물계 전고체 소재 공동개발
ESS 대량시장과 차세대 고성능 시장 동시 대응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 2026-10-06 20:51:12

▲ 윤태일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마케팅본부장(왼쪽)이 이광수 삼성SDI 구매센터장과 LFP 양극재를 포함한 이차전지 소재 일괄 공급을 위한 배터리용 소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DI가 같은 날 LFP와 전고체 배터리 공급망을 동시에 강화했다. 빠르게 커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는 대규모 LFP 소재를 확보하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2027년 양산을 뒷받침할 핵심 소재 개발에 들어갔다.

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포스코퓨처엠과 2027~2032년까지 약 6조원 규모의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부분은 물량이다. 양사는 지난 8월 같은 기간 19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에 합의했지만 두 달 만에 물량을 2배 이상 늘려 본계약을 체결했다. 정확한 최종 공급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SDI의 LFP 사업이 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소재 조달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협력 품목도 넓어진다. 삼성SDI와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 NCA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 LFP를 추가했다. 향후 LMO 양극재와 인조흑연 음극재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의 금지외국기관(PFE) 규정에 대응할 수 있는 비금지외국기관(non-PFE) 소재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 북미 ESS 시장에서 중국산 소재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수주 경쟁의 주요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물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현재 확보한 각형 LFP 수주만으로도 2029년까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채울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수주 가능성이 높은 추가 프로젝트까지 반영하면 2028년부터 기존 생산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며 추가 생산능력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SDI는 배터리 기술의 다른 한쪽에서도 협력망을 넓혔다.

에코프로비엠과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셀 개발과 양산기술 고도화를 담당하고 에코프로비엠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비롯한 핵심 소재를 개발한다. 협력 범위는 전고체용 양극재와 양극용 전해질, 분리막용 전해질 등으로 확대한다.

에코프로비엠은 현재 연간 40톤 규모의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파일럿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양사는 개발 초기부터 품질평가와 양산체계 구축까지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전고체 일정 자체가 새롭게 나온 것은 아니다. 회사는 이미 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를 제시했고 적용처도 전기차에서 휴머노이드와 이동형·산업용 로봇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협약의 의미는 양산 목표를 뒷받침할 소재 개발체계를 구체화했다는 데 있다.

LFP와 전고체는 시장에서 맡는 역할도 다르다. LFP는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을 앞세워 ESS 등 대량 수요에 대응하는 반면 전고체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요구하는 차세대 고성능 시장을 겨냥한다.

진행 단계도 다르다. LFP는 6조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으로 실제 물량을 확보하는 단계에 들어섰고 전고체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소재와 셀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삼성SDI가 고성능 삼원계 중심에서 LFP로 시장 저변을 넓히면서 전고체로 기술 상단을 끌어올리는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두 건의 협력은 이 같은 전략이 제품 개발을 넘어 소재 조달과 양산 준비 단계까지 내려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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