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극과극 임원 인사 …탄핵정국 속 오너 3세 ‘경영리더십’ 시험대

10년 이상 일하며 경영능력 입증한 HD현대 ‘정기선’, LS그룹 ‘구본혁’, GS그룹 ‘허서홍’

입사 2~5년만에 ‘전무·부사장’에 오른 롯데 ‘신유열’, 오리온 ‘담서원’, 농심 ‘신상열’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12-26 08:00:58

▲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 ,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CEO<사진=각 사 취합>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2025년 총수 일가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초고속 승진’이다. 재계에서는 오너 3·4세들이 예전보단 이른 나이에 경영 전면에 나섰거나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인사 발표 후 발생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예기치 못한 정치적 불확실성에서 젊은 리더들의 경영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HD현대 · LS · GS의 오너 3·4세는 경영 전면에 나서며 세대 교체를 알린 반면, 초고속 승진한 롯데 · 오리온 · 농심 후계자들은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책임을 갖게 됐다.

 

경영 능력으로 승진… HD현대 ‘정기선’ , LS그룹 ‘구본혁’, GS그룹 ‘허서홍’ 


2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그룹의 첫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는 정 수석부회장이 조선부문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 향상을 주도하면서 안정적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다.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한 이후 2013년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했다. 2021년 사장, 지난해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S그룹은 2025년 임원인사에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1977년생인 ‘구본혁 부회장’은 LS그룹을 창업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故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2003년 LS전선 사원으로 입사, 2012년 당시 LS니꼬동제련에서 최초 임원 승진한 후 2021년 예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LS 근무 20년 경력의 구 부회장은 일반 지주회사였던 예스코홀딩스를 투자형 지주회사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점을 인정받아 승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의 외아들인 구동휘 LS MnM CEO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쌔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1982년생으로 2013년 LS산전(현 LS일렉트릭) 차장으로 입사, 2021년 3월 E1 최고운영책임자로 첫 임원이 된 후 2023년 1월 LS일렉트릭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말 LS일렉트릭에서 LS MnM 대표이사 COO로 이동했다.

구동휘 LS MnM CEO는 ㈜LS, 액화석유가스(LPG) 전문업체 E1, 전력기기 생산기업 LS일렉트릭 대표이사직을 거치며 신사업 및 해외 비즈니스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남승계 원칙에 따라 향후 LS그룹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GS그룹도 ‘2025년 임원인사’를 통해 오너 4세 허서홍 GS리테일 전사 경영전략SU장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오너 3세 허연수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1977년생 허서홍 대표는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이며, 허연수 부회장과는 오촌지간이다.

허 대표는 2002년 삼정 KPNG 기업금융부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2005년 GS홈쇼핑 신사업팀에 입사했다. 2009년 GS에너지로 적을 바꿔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허 대표는 2020년 지주사인 ㈜GS에서 미래사업팀장을 맡아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했고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인 휴젤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GS리테일로 이동해 경영지원·전략·신사업·대외협력 등의 조직들을 관장했다.

경영 능력 입증해야 할 오너 3세…롯데 ‘신유열’, 오리온 ‘담서원’, 농심 ‘신상열’


▲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담서원 오리온 전무, 신상열 농심 전무<사진=각 사>
반면 유통, 식품 업계는 경영 능력 검증이 필요한 오너 3세들의 초고속 승진이 눈에 띈다.

재계 순위 6위 롯데그룹은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유열 부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신 부사장은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상무보로 시작한 후 2년 6개월 만에 상무보, 상무, 전무를 거치고 올해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이 됐다.

롯데케미칼로 촉발된 그룹 유동성 위기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 부사장의 경영 리더십이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담서원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입사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1989년생인 담서원 전무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이다. 2021년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2023년 1월 경영지원팀 상무로 승진한 후 2년 만에 전무로 자리를 바꿨다.

회사 측이 “담 전무는 그룹의 사업전략 수립과 관리, 글로벌 사업 지원, 신수종 사업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실무 업무를 수행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봐, 담 전무의 경영 능력으로 승진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농심은 1990년대생 오너 3세 신상열·수정 남매를 동시에 승진시켰다.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31) 미래사업실장은 이날 입사 5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신상열 전무는 1993년생으로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해 1년 만에 대리로 승진했으며 경영기획팀 부장과 구매 담당 상무를 거쳤다. 올해 1월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었다.

신 전무의 누나인 신수정(36) 음료마케팅팀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최근 삼양식품의 글로벌 성공으로 시가총액에서 밀린 농심은 남매를 통해 세대교체 효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농심 측은 신 전무의 승진과 관련해 “회사의 성장 방향과 확장을 결정하는 중추적인 업무를 맡기자는 취지로 농심의 비전을 만드는 미래사업실 전무 승진이 결정됐다”며 “상품마케팅실에서 글로벌 식품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해 농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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