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제미나이 날개…오픈AI는 8조원 들여 ‘단말 베팅’
삼성, 구형 갤럭시까지 제미나이 확산…AI 대중화 선봉
오픈AI는 ‘아이브’와 손잡고 하드웨어 독립 전략 선언
스마트폰과 AI 단말의 공존…기술 패권 경쟁 본격화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5-29 09:29:10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삼성전자가 구글과의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며, 자사 갤럭시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 탑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구글 AI의 본격적인 글로벌 확산을 갤럭시 생태계가 견인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오픈AI는 별도 AI 전용 단말기를 개발하며 하드웨어 독립 전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점프3’, ‘갤럭시A25’, ‘탭 A9’, ‘갤럭시A35’ 등 총 43개 기종에 대해 '원UI 7'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는 기존에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업데이트 범위를 대폭 확대한 조치로, 제미나이 앱을 통해 최신 AI 기능을 보다 폭넓은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 기능 개선을 넘어 구글의 제미나이 AI 모델을 갤럭시 사용자 경험에 접목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갤럭시 사용자는 제미나이 앱과 구글 계정을 연동하면 ▲2.5 플래시 ▲2.5 프로(수학·코딩·추론 특화) ▲퍼스널리제이션(검색 기반 개인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고화질 영상 생성(Veo2)과 심화 정보 탐색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일부 모델에는 1개월간 유료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연간 1억대 이상 팔리는 A시리즈부터 3000만대 이상 출하되는 플래그십 모델까지 광범위한 기기에 제미나이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AI 사용자 기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4억명을 넘긴 배경에 갤럭시 생태계가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삼성 주도의 AI 확산 흐름 속에서, 오픈AI는 하드웨어 독자 노선을 선택했다. 조너선 아이브 전 애플 디자인 부사장과 손잡고 AI 전용 단말기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오픈AI는 최근 아이브가 운영하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약 64억달러(약 8조8000억원)에 인수하고, 오는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형태의 ‘AI 컴패니언’ 기기 개발에 나섰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직원들에게 “향후 1억대의 ‘AI 컴패니언’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가 내놓을 제품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글래스와는 다른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과 제스처 중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채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스마트폰 대체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단말기는 새로운 기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지만, 핵심은 AI 자체보다 그것을 얹는 플랫폼의 설계와 소비자 경험에 있다”며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미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만큼, 오픈AI가 의미 있는 차별화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전용 단말기를 통해 무제한 AI 접근권을 제공하거나 차세대 UX를 구현할 경우 수요는 생길 수 있지만, 하드웨어 제조는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복잡한 산업”이라며 “초기 설계부터 부품 수급, 품질관리, A/S까지 모두 갖춰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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