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익산 4% 물량 전주로·베트남엔 7700만달러…생산자본 재배치

익산 10월16일 생산 종료…지난해 생산제품 매출 연결의 1.68%
베트남 생산법인 자본금 7700만달러…2027년 양산 목표
상반기 수출 5.5% 감소…현지 생산 통한 원가·물류 개선이 관건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09-26 20:15:15

▲ 하이트진로 익산공장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대표 장인섭)가 국내 생산자산은 효율화하고 신규 자본은 해외 성장거점에 배치하고 있다. 전체 소주 생산의 4%를 맡는 익산공장을 전주로 통합하는 한편, 베트남에는 첫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국내의 중복투자는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에 생산자본을 투입하는 구조다.

26일 토요경제가 하이트진로 공시와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오는 10월16일 익산공장의 생산을 종료하고 물량을 전주공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회사는 공장과 설비 노후화, 운영 여건을 고려해 생산 효율화를 결정했다. 생산 종료일은 행정절차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익산공장의 사실 비중은 크지 않다. 올해 상반기 소주 생산량은 1만6546㎘로 전체 41만4340㎘의 4.0%다. 생산능력 2만2222㎘ 대비 가동률은 74.5%였다. 지난해 익산공장 생산제품 매출도 420억966만원으로 연결 매출 2조4986억원의 1.68%에 그쳤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생산물량을 없애기보다 소규모 노후 거점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 기존 인프라에 흡수하는 선택에 가깝다. 하이트진로가 익산 물량을 전주에서 계속 생산하기로 한 만큼 향후 확인할 부분은 전주공장의 가동률과 생산원가가 얼마나 개선되는지다.

해외에서는 반대로 신규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소주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베트남 생산법인 JINRO SOJU VIETNAM의 공시상 총 자본금은 7700만달러다. 이 가운데 3800만달러를 2024년 1월, 2900만달러를 올해 3월 납입했다. 국내 노후 생산거점을 통합하는 동시에 해외 생산법인에는 실제 자본 투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 공장은 약 8만2083㎡ 부지에 들어선다. 회사 계획은 올해 11월 시운전을 거쳐 2027년 양산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생산라인을 확대하면 연간 최대 500만 상자까지 생산할 수 있다. 회사는 생산뿐 아니라 동남아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운송비와 공급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투자가 필요한 이유는 해외 성장 목표와 현재 실적 사이에 아직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소주 수출 매출은 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268억원보다 10.8% 줄었다. 기타제재주 수출은 362억원에서 371억원으로 늘었지만 맥주 등을 포함한 전체 수출 매출은 760억원에서 718억원으로 5.5% 감소했다. 해외 생산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 매출 성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소주 해외 매출 5000억원과 판매량 5억병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의 역할도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보다 이 목표를 뒷받침할 현지 공급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재무적으로 보면 이번 생산망 재편의 방향은 분명하다. 국내에서는 생산 비중이 낮은 노후 자산을 기존 공장에 통합해 추가 고정비와 설비투자를 줄이고, 해외에서는 향후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생산자산에 자본을 투입한다.

다만 베트남 공장은 가동 초기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새로 발생시킨다. 생산량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으면 투자 부담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가동률을 빠르게 높이고 국내 생산·수출보다 물류비와 공급비용을 낮춘다면 해외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도 현지 생산 이후 규모의 경제와 물류비 절감을 주요 수익성 변수로 보고 있다.

결국 하이트진로의 이번 선택은 공장 하나를 닫고 하나를 여는 문제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기존 자산에서 효율을 높이고 해외에서는 새로운 수익을 만들 자산에 자본을 옮기는 작업이다. 전주공장의 원가와 베트남 공장의 가동률, 해외 매출 비중이 함께 개선된다면 이번 생산망 재편은 비용 절감을 넘어 성장자본의 재배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