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 못파는' 포켓몬빵 출시 한달, 인기 비결은?
향수 자극과 '레어 아이템' 인기 편승 과열 조짐...유명 캐릭터로 열기 전이
품귀현상에 SPC 제조라인 풀가동, '메이플' 등 유명 캐릭터로 확산 일로
조은미
yscem@naver.com | 2022-03-24 20:03:44
포켓몬빵 인기가 열기를 넘어 거의 광풍 수준이다. 16년 만에 다시 등장한 ‘포켓몬빵’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다. 열기를 넘어 과열 기미까지 나타나고 있다. 포켓몬빵을 취급하는 편의점들은 포켓몬빵 때문에 다른 장사를 못할 지경이라고 토로할 정도.
▲포켓몬빵 인기가 열기를 넘어 거의 광풍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급기야 중고거래 시장에까지 포켓몬빵이 매물로 등장했다. 배달 차량에서 막 내린 상자를 뒤지는 소동이 이는가 하면, 중고거래 카페에서 개봉된 빵을 판매하는 사례가 등장,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포켓몬빵은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A씨(29)는 "최근 포켓몬빵을 찾기 위해 동네와 직장 근처 편의점 수 십 군데를 돌아봤으나 구할 수 없었다"며 속상해 했다.
품귀현상에 SPC 제조라인 풀가동
포켓몬빵이 이처럼 인기 상종가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시절 푹 빠져있던 포켓몬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인 '띠부띠부씰'이 동봉된 '포켓몬빵'이 한때 10대들의 우상과 같았던 포켓몬의 열풍을 되살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포켓몬은 포켓몬스터의 줄임말로 게 프리크가 제작하고 닌텐도가 발매했던 게임에서 출발했다. 이후 만화, 영화, TCG 등 이른바 원소스멀티유스(OSMU)로 발전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귀엽고 깜짝한 주요 캐릭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머천다이징으로 10대 청소년들의 소위 '최애 상품'이었다.
포켓몬빵은 수 많은 포켓몬 팬덤을 바탕으로 예상 외로 폭발적인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24일로 재출시 한달을 맞았는데, 그동안 무려 700만개가 팔려나갔다.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의 엄청난 인기다.
SPC측은 "빵에 동봉된 159개의 포켓몬 ‘띠부띠부씰’을 모으려는 수집가와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샷을 올리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포켓몬빵이 ‘없어 못파는 상품’이 됐다"며 "공장 3곳을 24시간 풀가동 해 하루에 약24만~25만개를 만들어도 매일 완판"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메이플' 등 유명 캐릭터로 확산일로
유통시장에선 인기를 입증하는 현상으로 평가 받는 ‘오픈런’까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개장시간 직후 품절 되는 일이 이어지자 오픈런 행렬이 줄을 이었다. 명품 한정품을 구매하려는 현상을 방불케 한다. 이에 따라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한 곳도 적잖다.
편의점들이 포켓몬빵 불매운동을 벌이는 기현상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가게 앞에 ‘포켓몬빵을 팔지 않는다’는 불매 문구를 내 붙이는 편의점들이 늘고 있다.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포켓몬빵의 인기 과열로 인해 빵 구매자들이 몰려들어 의도치 않은 영업방해가 생기는 진풍경도 보이고 있다.
포켓몬빵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자 '어른이(어른+어린이)'의 향수를 자극하는 캐릭터 상품이 앞으로 대거 잇따를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이 국민게임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활용한 '메이플빵'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과거 청소년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것을 중심으로 캐릭터 제품 출시가 봇물 터지듯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캐릭터 제품도 비단 빵에 한정되지 않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옷, 휴대폰, 이어폰 등 포켓몬과 같은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포켓몬 열풍이 유명 캐릭터 상품 전반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레트로 캐릭터의 역주행, 새 트렌드로
그러나 포켓몬빵 등에서 동봉된 희귀 캐릭터가 고가에 거래되면서 일부 어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도 전락하고 있어 사회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실로 희귀 포켓몬 카드 한 장 가격이 수 십억 대를 호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희귀 피카츄 카드 한 장이 525만5000달러(약 67억원)에 판매돼 개인 거래 기준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포켓몬 카드로 기네스에 올랐다. 지난 2월엔 골딘옥션이 주최한 경매에서 1998년 일본에서 출시된 희귀 피카츄 카드가 90만달러에 낙찰돼 경매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희귀 아이템을 찾기 위해 '편의점 원정'을 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구하기 어려운 레어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는 쿠폰을 얻기 위해서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의 중고거래 플랫폼엔 하루에도 수 십건씩 포켓몬빵 거래 글이 올라올 정도다.
띠부띠부씰 레어템(희귀아이템)은 많게는 몇 만원의 웃돈을 얹어 팔리기도 한다. 포켓몬빵이 단순히 향수 자극용이 아니라 일부 어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포켓몬빵에서 시작된 인기 캐릭터 상품의 역주행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졌다. 유명 콘텐츠의 식지 않는 인기, 2030세대의 어린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이른바 '레트로 유행'은 캐릭터 시장에서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ys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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