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AI 반도체 매도 확산…한국 수출 ‘반도체 쏠림’ 시험대

로이터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아시아 증시 급락”…SK하이닉스 호실적에도 기대 못 미치자 매도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07-29 20:01:40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 [연합뉴스]

 

반도체주 매도가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번지면서 한국경제의 수출 의존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 29일 오후 6시 현재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가 사상급 실적을 내고도 주가가 급락했고, 삼성전자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 증시와 수출 회복을 이끌던 AI 반도체 랠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는 29일 “AI 관련 밸류에이션과 대규모 자본투자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커지며 아시아 시장 매도가 심화됐다(Asian markets continued to decline sharply on Wednesday, driven by investor concerns over AI-related valuations and the viability of hefty capital investments in the sector)”고 보도했다. 특히 로이터는 “올해 AI 붐의 중심이던 아시아 반도체주가 큰 매도세를 맞았다(a major selloff has particularly hit Asian chipmakers, who were central to this year's AI boom)”고 전했다. 코스피는 장중 11% 넘게 밀렸고, SK하이닉스도 9% 하락한 것으로 보도됐다.

AP도 이날 한국 증시 하락을 AI 관련주 매도와 연결했다. AP는 “한국 코스피 지수가 AI 관련주, 특히 반도체 기업 매도로 6% 급락했다(South Korea’s Kospi index plunging 6% due to a sell-off in AI-related stocks, particularly semiconductor companies)”고 전했다. AP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9.4%, 삼성전자는 4.8% 떨어졌다. 장중 낙폭은 더 컸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6% 하락 마감한 셈이다.

충격이 더 큰 것은 실적 부진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557% 증가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지속적인 수요 증가(sustained demand growth from expanding AI infrastructure investments)”를 실적 배경으로 설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서버용 고성능 제품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의 기준은 더 높아졌다. 좋은 실적만으로는 부족했고, 투자자들은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를 따지기 시작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이 미국 반도체 투자심리까지 짓눌렀다며, “투자자들이 AI 기업들에 더 구체적인 이익과 지속성을 요구하고 있다(investors are now demanding more tangible earnings and durability from AI firms)”고 분석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한 달 새 22.5%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의 문제는 이 매도가 단순한 주식시장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의 지난 1~20일 수출은 전년 대비 52.3% 늘었고, 반도체 수출은 180.6% 급증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10.6% 감소했다. 로이터는 같은 기간 대중국 수출이 94.1%, 대미 수출이 39.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수출 회복의 중심이 사실상 반도체였다는 의미다.

결국 29일 국제금융시장의 핵심은 AI 반도체 호황이 한국경제의 힘이자 약점으로 동시에 드러났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오를 때는 코스피와 수출 지표가 함께 살아난다. 그러나 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커지면 같은 통로로 충격이 들어온다. 한국경제의 하반기 과제는 반도체 호황을 유지하는 것만이 아니다. AI 랠리에 기대는 수출 구조를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가 더 큰 시험대가 됐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