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클럽' 가입사 30개 시대 열리나 전경련, "작년 대기업 등 21개서 올해 더 늘 것"...인긴비 비중 커지는 건 부담
SKT-삼성전자, 부동의 연봉 '투톱', 화학업종 상승세 두드러져, 인건비 비중 높아 경영부담은 가중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 2022-03-23 19:57:13
사회에 진출하는 직장인들의 꿈같은 일은 연봉 1억원을 받는 것이다. 화폐가치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지만 여전히 직장인에게는 연봉 1억원이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굴지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게 고시에 비유될 정도가 문턱이 높아진 것도 연봉 1억원에 도달하는 시간이 중소 중견기업에 비해 짧다는 인식 떄문에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다.
마찬가지로 잘 나가는 기업의 상징적 지표중 하나는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것이다. 소위 '1억 클럽'의 가입이다.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고,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향상이 두드러지면서 1억클럽 가입업체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매출액 100대 비 금융업 상장사 중 2019∼2021년 3개년 사업보고서가 공개된 기업 8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기업은 총 21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평균 연봉 1억클럽 가입사는 2019년 8곳, 2020년 10곳이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작년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한경연의 이번 조사는 금융사를 제외한 것이다. 금융전문 그룹이나 대그룹 금융계열사까지 포함하면 평균연봉 1억클럽 가입사는 이 보다 훨씬 많다는게 한경연측의 설명이다.
▲국내 대기업중 평균연봉 1억원이 넘는 기업이 21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사진: 연합뉴스>
금융업계에선 임직원 평균 보수가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메리츠증권이 2억억대(2억490만원)까지 치솟았으며 NH투자증권(1억5808만원), 미래에셋증권(1억4449만원), 삼성화재(1억2679만원), 삼성생명(1억1561만원) 등 5개 금융사가 평균연봉 1억클럽에 가입할만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T-삼성전자, 부동의 연봉 '투톱'
1억클럽 가입사는 삼성, SK, 현대차, 포스코, LG, 롯데 등 굴지의 대그룹 계열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기업중 1위는 예상과 달리 SK텔레콤이 차지했다. SKT는 1억6200만원으로 글로벌기업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은 1억4400만원으로 2위다.
3위는 IT벤처 출신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거듭난 네이버가 차지했다. 네이버는 평균임금 1억2900만원으로 굴지의 재벌그룹 계열사들을 따돌렸다. 취업준비생들 기업선호도 조사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유를 짐작케해는 대목이다. 업계에선 네이버 등 IT전문 대기업들은 연봉이 낮은 대졸 신입 보다는 경력공채를 선호, 상대적으로 평균임금이 높다고 분석한다.
3년치 사업보고서가 없어서 이번 한경연 조사에서 누락됐지만, 네이버의 강력한 라이벌 카카오 역시 평균연봉이 1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벤처출신 대기업의 경쟁의식은 연봉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2020년 이미 평균연봉 1억800만원으로 1억원을 돌파했으며 작년엔 평균연봉이 무려 59%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 만약 포함됐다면 카카오가 단숨에 1위를 꿰찰만한 수준이다.
삼성그룹의 SI 등 IT 전문 계열사인 삼성SDS는 1억1900만원으로 4위에 올랐으며 최근 실적 호조세가 두드러진 정유업체 에쓰오일이 1억1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대환유화(1억1200만원), 금호석유화학(1억11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6개 계열사를 1억클럽에 가입시키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SDS 외에도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1억클럽에 가입했다.
화학업종 상승세 두드러져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 덕택에 자산기준으로 현대차그룹을 제치가 2위로 점프한 SK그룹은 SK텔레콤, SK(주) 2개 계열사를 1억클럽에 올려놨으며, 포스코그룹도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1억클럽 계열사가 2개였다. 나머지 그룹은 모두 1개사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IT와 석유화학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화학업종에서 21개 1억클럽 가입사를 많이 배출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1억클럽 신규 가입사 14곳 중 3곳은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화학 관련업체다. 21개 총 1억클럽가입사중 화학업종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화학업종은 대부분 장치산업이어서 1인당 매출이 다른업종에 비해 커서 고액연봉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억클럽에 가입하는 대기업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엔 삼성전자, 에쓰오일, 삼성물산, SK텔레콤, 한화솔루션, 삼성SDS,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대한유화 등 단 8곳에 불과했다.
2020년에는 이중 한화솔루션과 삼성SDS가 빠지고, 포스코인터내셔널, 금호석유화학, 네이버, E1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1억클럽 가입수가 10곳으로 25% 증가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포스코, LG화학, 롯데케미칼, HMM,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팬오션, 기아, SK㈜, 삼성SDS 등 총 11곳이 추가되며 20개를 돌파하게됐다.
인건비 비중 높아 경영부담은 가중
1억클럽 가입사는 올해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한경연은 지난 3년간 연봉 증가율 등을 고려한 결과 올해에는 1억클럽 가입 기업 수가 적어도 31곳에 달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 현대모비스, 만도, 동국제강, 현대건설, 아모레퍼시픽 등 올해 새롭게 1억클럽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한경연은 예측했다.
평균 연봉이 높아진다는 것은 임직원들에겐 바람직한 일이지만, 반대로 기업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인건비는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고용은 소폭 증가에 그쳐 고임금 저고용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주요대기업의 최근 1년간 임직원 인건비는 13% 가까이 올랐으나 고용은 겨우 0.2% 증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대개 매출, 영업이익 등 외형 성장보다는 인건비 상승 속도가 더 높아 경영 부담감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특히 IT업체의 경우 매출대비 인건비 비중이 11%를 넘어서는 고임금 기조가 일반화됐다."면서 "이같은 고임금 추세가 글로벌 경기침체, 스태크플레이션 등과 같은 위기가 발발했을 땐 심한 경영압박 요인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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