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종이 호랑이'로 전락···푸틴 책임론 급부상
러 전직 사령관 "적에게 작은 패배조차 줄 수 없는 현실"
김태관
8timemin@hanmail.net | 2022-05-18 19:53:20
러-우크라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잇따라 패하면서 푸틴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장교 12명이 전사한 데 이어 시베르스키도네츠강 도하작전 대패, 모스크바함 피격, 키이우 후퇴, 하르키우 패퇴 등 우크라이나군에 연이어 패하고 있다.
이에 해외 언론들은 이 원인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독선과 무능함에 있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단급 작전까지 일일이 관여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심지어 러시아군의 전술 대대 병력 움직임까지 일일이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전략을 수립하지 않고 소포를 나르는 격”이라며 “푸틴의 이러한 지나친 간섭이 러시아군의 실패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옛 소련의 KGB 출신이긴 하지만 실전 경험은 포병대대를 잠시 지휘한 게 전부다. 그런 그가 대규모 전쟁을 지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더타임스의 설명이다.
가디언은 "러시아군은 위에서 아래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톱다운' 방식으로 움직인다"며 “그러다 보니 현장 지휘관들은 실권도 없어 부대원들이 지리멸렬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주변 인물들도 러시아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지난 3월 30일(현지시각) “푸틴은 러시아군의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 서방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얼마나 휘청거리는지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며 “고위 참모들은 진실을 말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푸틴은 러시아군이 얼마나 쇠퇴했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고 영국 정보기관 GCHQ 제러미 플레밍 국장 역시 “푸틴의 참모들이 작전 실패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등 러시아군의 지휘통제 시스템이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4월 11일(현지시각)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만과 고립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러시아군 전력 대부분이 소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장 키릴로 분다노프(Kyrylo Budanov) 소장은 지난 16일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더 진격하기보다는 곧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8월이면 러시아군의 전력이 대부분 소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전쟁 초기엔 이런 상상은 불가능했지만 지난 12주 동안의 전황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낙관적 전망을 더욱 굳게 해준다”고 논평했다.
매체는 “우선 우크라이나군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은 잘 훈련된 병사도 줄어들고 있고 사기 저하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러시아군이 처음에는 잘 훈련된 병력을 대거 투입했지만 지금은 3분의 1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군의 전쟁 물자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결함도 많은 것으로 판명됐다”며 “러시아군은 이미 엄청난 양의 군사장비를 잃어는데 이는 가히 역대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러시아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이라며 “이런 군대가 승리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푸틴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전직 군인 블라드렌 타타르츠키는 시베르스키도네츠크강 도하 실패와 관련해 "군 지휘부가 강둑에 대대 전술단을 배치하고 공개적으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이 '군사 천재' 이름을 알기 전까지 군에 개혁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텔레그램서 정부를 비판했다.
퇴역 대령 출신 군사 평론가 미하일 코다료노크는 지난 16일 러시아 관영 TV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가 묘사한 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가 완전한 지정학적 고립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 전 사령관은 "적에게 일부 패배조차 줄 수 없다는 게 명백해진 상황"이라며 "힘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 3월말 ‘군인 1351명이 사망하고 3825명이 부상했다’는 발표 이후 최근의 불리한 상황을 감추고 있다.
서방 당국은 러시아군이 실제로는 최소 3만명의 병력 손실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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