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재계에 모처럼 불어오는 '훈풍'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2-03-22 19:53:51
윤석열 차기대통령 당선인의 재계를 향한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정식 취임 달포나 남았음에도 벌써부터 재계 리더들과의 스킨십을 시작했다. 현 정부 집권 내내 재계와의 긴장관계가 지속돼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현상이다. 윤 당선인은 21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에서 경제6단체장들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장 등 경제6단체장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중요한건 분위기였다. 도시락 오찬회동 내내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했다는 후문이다.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정체성을 한마디로 함축하면 '산업 프렌들리'다. 민간기업이 중심이 돼야 경제가 발전하고 투자가 늘어, 고용이 확대되고,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진다는 윤 당선인의 평소 소신에서 비롯된 결과다. 그래서 인수위 주변에선 윤 당선인이 워낙 친화력이 좋고 털털한 성격인지라 향후 재계 총수들과 허물없이 만나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자주 만들어질 것같다고 진단한다. 일각에선 취임도 하기전에 윤당선인과 재계와의 밀월이 시작됐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사실 윤 당선인은 대선 훨씬 전부터 재계에 대한 소신, 즉 '재계관'이 우호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이 부분에서 양극단에 있다. 한국형 재벌그룹은 여러가지 고질적인 병폐를 안고 있다. 경영세습 등 반드시 개선해야할 점도 많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맨 앞에서 이끌어 가는게 재벌기업이란 점 또한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이것이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라면, 오히려 제벌기업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혁신과 국민삶의 질적향상을 추구하는게 더 실용적이란 판단을 윤 당선인이 했을 지는 모르겠다. 다만, 재계와 거리를 두고 '성장'보다는 '소득'을 우선시하며, 부의 분배를 위해 재벌을 압박했음에도 별로 얻은 것도, 나아진 것도 없는 5년을 우리는 경험했다.
재계는 환영 일색이다. 친산업 정책을 표방하는 차기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애써 숨기기 않는다.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들뜬 분위기가 제대로 읽힌다.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듯, 이날 오찬회동에서도 차기 정부에 대한 제안을 토해냈다. 핵심은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촘촘히 쳐놓은 규제의 그믈을 걷어달라는 것일게다. 아울러 산업인프라 확충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엔 투자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에 질세라 윤 당선인은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더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많이 변하기 했지만, 우리나라가 이제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경제가 탈바꿈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결국 기업이 앞장서서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를 많이 해서 성장을 해나가야 나라가 커지는 것이라는 소신을 강조한 것이다. 규제혁파와 관련해서도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란 표현을 써가며 재계의 기를 살려줬다.
재계 입장에서 보면 놀라운 변화다. 5년만에 달라도 한참 다른 정부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이제는 재계가 다시 정부에게, 국민에게 화답할 차례다. 장차 대한민국을 책임질 대통령이 재계 지원에 두팔두발 다 걷어부친 상황에 부응, 재계가 할일은 우선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다. 그래야 양질의 고용창출이 이뤄지고, 경제회복에 보탬이 된다. 모처럼 재계에 불어닥친 훈풍이 한낱 일회성 바람으로 흘려보내지 말고, 한국경제 재도약의 활력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발행인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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