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대표 교체 확정…보안 리스크가 촉발한 CEO 교체
통신 ‘신뢰 경쟁’ 시대 개막, 새 CEO들에 과제 산적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11-05 19:52:49
국내 통신업계가 해킹 사태 이후 전면 쇄신 국면에 돌입했다. SK텔레콤과 KT가 잇달아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확정하면서 ‘보안 리더십’이 통신사의 새로운 검증 기준으로 부상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불법 기지국 접속 사고로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영 수장을 교체한 만큼, 새 대표들은 전례 없는 보안·고객 보호 과제를 안게 됐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해킹 사고 이후 대규모 유심 교체·보상 조치를 시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영 책임론이 확산됐다.
KT 역시 불법 기지국 접속·소액결제 피해가 확인되자 유사 조치를 단행했다. 정부와 국회가 통신사의 사이버 보안 관리체제를 공개 점검했고 두 회사는 실적 변동과 브랜드 신뢰 타격을 동시에 겪었다.
결국 두 회사 모두 CEO를 교체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통신업계에서는 “네트워크 운영 능력뿐 아니라 보안·리스크 관리 능력이 CEO 조건으로 공식화된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 대표들이 풀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보안은 기본, 기술 투자와 고객 신뢰 회복까지 요구되는 다층적 숙제다.
첫 과제는 보안 체계 재구축이다. 두 회사 모두 유심과 기지국, 가입자 데이터베이스 등 핵심 구간을 전면 점검하며 침해 원인을 분석 중이다.
단순한 외부 공격 방어에 머무르지 않고 내부 통제 절차를 손보는 작업도 병행된다. 보안 조직의 권한과 보고 체계를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재편하는 방안 또한 논의되고 있다.
고객 신뢰 회복도 핵심이다. 통신 가입자 정보는 금융·의료·공공서비스 인증과 직결되는 만큼, 유심 교체와 피해 보상 등 기존 조치에 더해 장기적 보호 장치가 요구된다. 내부적으로는 보안 투자 이행 과정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체계 도입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가 ‘안전하다’는 체감을 얻지 못하면 브랜드 손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AI 기반 네트워크 전환 속도도 시험대에 오른다. 데이터 트래픽 급증과 초저지연 환경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안 장치 강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송 구간 암호화 고도화, 비정상 트래픽 실시간 탐지,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강화 등이 계획되는 핵심 조치다. AI 데이터센터 확장 과정에서도 개인정보보호와 인프라 규제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정책 환경 변화도 변수다. 정부와 국회는 통신망 보안 규제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보안 투자 비용을 요금에 반영할지, 기업이 흡수할지에 대한 논의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국가 기간망 사업자로서의 책임 구조와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래 전략 또한 ‘보안’을 중심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통신망 보안 기술을 기업·공공기관에 제공하는 서비스형 보안 플랫폼 전략이 우선 검토된다. AI 기반 위협 탐지 시스템을 도입해 단말-기지국-코어망까지 전 구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가입자 인증 시스템 역시 기존 유심 방식에서 eSIM, 암호화 기반 인증으로 단계적으로 고도화될 전망이다. 고객 대상 보안 기능을 강화한 부가 서비스 출시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단순한 책임론이 아니라 통신사가 보안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요구의 결과”라며 “앞으로 통신사는 속도나 커버리지보다 ‘신뢰’와 ‘안전’ 경쟁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그동안 ‘5G 속도 경쟁’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해킹 사태를 기점으로 경쟁의 축은 명확히 바뀌었다. 이제는 누가 더 빠른 통신사가 아니라, 누가 더 안전한 통신사인지가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새 리더십이 보안 투자와 단기 실적 압박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공격적 신규투자가 어려운 환경에서 ‘보안투자 공약’이 얼마나 실천될지 나아가 신뢰 회복 속도가 통신 3사 경쟁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도 주목된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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