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경제제재?···‘도박’ 선택한 바이든
김태관
8timemin@hanmail.net | 2022-07-09 19:50:20
미국이 또 다시 강력한 중국 경제제재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달 들어 수출통제 조치의 범위를 중국 등 적대국을 대상으로 적극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바이든 정부는 중국 5개 기업이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을 수출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 수출통제 조치의 대상과 폭을 넓혀 사실상 무기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은 중국 화웨이에 대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반도체 등 5G 장비 수출을 금지한 적은 있으나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 기업을 직접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미국은 우방국들과 손잡고 러시아 경제제재를 시도했으나 중국과 인도 등이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하면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미국은 반도체, 항공기 부품, 에너지 산업 관련 장비 등을 충분히 공급 받지 못한 러시아가 첨단기술 부분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수출통제 조치가 이뤄진 475건 중 중국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 107건에 달했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단기간에 252건의 수출통제 조치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칼 끝은 사실상 중국을 향했다는 것이 NYT의 주장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 통제 방안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상무부 연례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반도체 등 핵심 품목의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금지함에 따라 세계 각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반도체의 규모가 90%가량 줄었다”며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SMIC 외에 커넥 일렉트로닉, 월드 제타, 킹 파이 테크놀로지 등 중국 5개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이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문을 닫도록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 같은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경제전문가들은 이 정책이 상당한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단순히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것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30개 G-SIB(Global-Systemically Important Bank) 중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4곳을 보유 중이다. 한마디로 ‘금융 핵폭탄’을 보유한 셈이다. 대 러시아 경제제재가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둘 수 있었던 건 러시아가 보유한 G-SIB가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들 은행 중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전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충격에 빠지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G-SIB는 각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기관들”이라며 “2008년 리만이 파산했을 때도 끄떡없던 미국이 AIG 파산 움직임에 즉시 860억 달러를 지원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중국 G-SIB에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도 온전치 않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G-SIB이 한 곳도 없는 우리나라도 서둘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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