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마존서 고객 동선 읽는다
아마존 오토스(Amazon Autos)·광고·딜러 판매 데이터 연결
고객 매칭 90%↑·중복도달 22%↓·효율 2.2배
2027년 해외 확대 앞두고 데이터 판매체계 구축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09-19 19:21:44
현대자동차가 아마존을 단순한 온라인 판매창구가 아니라 ‘고객 추적망’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어떤 차를 검색하고 광고를 본 뒤 실제 딜러에게 무엇을 샀는지까지 연결해, 판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마케팅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19일 아마존 광고(Amazon Ads)가 최근 공개한 사례연구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Hyundai Motor America)은 아마존 오토스(Amazon Autos)의 쇼핑 신호와 광고 노출, 딜러 판매 데이터를 연결한 첫 완성차 업체다.
연구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마존 마케팅 클라우드(Amazon Marketing Cloud·AMC)를 활용한다. 현대차 고객정보를 개인정보보호 체계 안에서 아마존의 쇼핑·광고 정보와 매칭해 온라인 접점이 실제 차량 구매로 이어졌는지 측정한다.
아마존은 이를 ‘온라인-오프라인 폐쇄형 판매기여도 측정(closed-loop online-to-offline sales attribution)’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데이터에서는 온라인 판매보다 딜러 판매에서 더 큰 효과가 잡혔다.
아마존에 따르면 아마존 오토스에서 직접 판매된 현대차 1대당 플랫폼에서 차량을 살펴본 뒤 오프라인 딜러에서 구매한 차량은 10대 이상이었다. 아마존은 온라인 관심이 실제 딜러 판매로 이어진 규모를 ‘오프라인 판매 승수(offline sales multiplier) 10배 이상’으로 설명했다.
다만 이를 아마존이 현대차 판매량을 10배 늘렸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 아마존 오토스에서 차량을 탐색한 고객이 이후 딜러에서 구매한 경로까지 연결해 측정한 판매기여도 수치다.
신규 고객 비중도 높았다. 아마존의 영향을 받은 오프라인 판매 가운데 78%는 현대차를 처음 구매한 브랜드 신규 고객(new-to-brand customers)이었다. 기존 고객의 구매채널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고객을 딜러망으로 유입시켰다는 의미다.
판매정보를 광고 데이터와 연결하자 마케팅 운영도 달라졌다.
아마존 마케팅 클라우드(AMC)에서 아마존과 현대차 고객 신호의 매칭률(customer match rate)은 90%를 넘었다. 아마존은 ‘기존 제3자 방식의 벤치마크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동일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광고가 노출되는 중복 도달(duplicated audience reach)은 22% 줄었다. 이미 차량을 구매한 고객 등을 걸러내면서 다른 잠재 고객에게 광고비를 배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차 미국법인 내부 집계에서는 캠페인 효율(campaign efficiency)이 2.2배 개선됐다. 판매량이나 광고수익률이 2.2배 늘었다는 뜻은 아니다. 구매정보를 활용해 광고 대상을 정교하게 조정한 결과다.
숀 길핀(Sean Gilpin)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CMO)는 아마존 사례연구에서 “이제 실제 효과를 입증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Now we can prove it, optimize for it)”고 밝혔다. 디지털 투자가 실제 판매로 연결됐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다음 마케팅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구조는 자동차 판매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차량을 검색하고 비교하지만 실제 계약과 인도는 딜러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온라인 광고가 최종 구매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웠다. 현대차는 아마존 데이터와 딜러 판매정보를 연결해 이 단절을 줄였다.
아마존 오토스도 기존 딜러를 없애는 직판 모델은 아니다. 고객은 온라인에서 차량 검색과 가격·금융조건 비교 등 구매 절차를 진행하고, 차량 가격 책정과 최종 인도는 지역 딜러가 담당한다.
현대차는 이 모델을 해외로 넓힐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최고경영자 투자자 설명회(CEO Investor Day)에서 “2027년 초 아마존 오토스를 미국 이외 첫 시장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진출 국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아마존도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힌다. 향후 인공지능 기반 의사결정 엔진(AI-powered decision engine)을 추가하고 광고 노출부터 차량 구매·서비스·재구매 검토까지 고객 생애주기를 하나의 마케팅 데이터 레이크(Marketing Data Lake)에서 분석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차의 아마존 전략에서 볼 숫자도 온라인 판매대수만은 아니다. 검색과 광고를 실제 딜러 판매까지 얼마나 정확하게 연결하고, 그 데이터를 다시 신규 고객 확보에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졌다.
2027년 해외 확대가 시작되면 현대차의 경쟁력은 ‘차를 얼마나 더 파느냐’보다 미국에서 만든 ‘데이터 고리를 각 시장의 딜러망과 규제 안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다시 구현하느냐’에서 드러날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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