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DH 결합, 공정위 칼끝은 ‘배민 2340만’…택시시장 지배력 전이 본다

배민 MAU 2340만, 우버택시 65만…이용자 규모 36배
카카오모빌리티 1358만명 독주 속 우버에 단숨에 확장 통로
멤버십·광고·데이터 결합이 경쟁사 배제 장벽 되는지가 핵심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09-22 19:18:55

▲ [우아한형제들]

 

우버가 딜리버리히어로(DH)를 인수하면서 원하는 것은 배달시장 하나만이 아니다. 배달의민족이 확보한 2340만명의 이용자와 입점업체를 우버택시 등 다른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거대한 통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기업결합에서 들여다보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숫자를 놓고 보면 이유가 선명하다. 올해 2월 기준 우버택시의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65만명이다. 국내 택시 호출 1위 카카오모빌리티 1358만명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름은 2위지만 이용자 기반에서는 큰 격차가 있다.

반대로 배민은 지난 4월 MAU가 2340만명으로 쿠팡이츠 1315만명, 요기요 421만명을 크게 앞선다. 배민 이용자 규모는 우버택시의 약 36배다. 우버 입장에서 배민은 단순한 배달앱이 아니라 국내 소비자의 일상에 접근할 수 있는 대형 플랫폼인 셈이다.

공정위가 이번 거래를 단순한 배달업체 인수로 보지 않는 이유다.

이번 결합은 배달업체끼리 합치는 수평결합이 아니다. 택시 호출과 배달이라는 서로 다른 서비스를 한 지배구조 아래 놓는 혼합결합이다. 따라서 배민과 우버의 시장점유율을 단순히 더해서 판단할 사안도 아니다. 공정위는 두 플랫폼이 결합한 뒤 한 시장의 경쟁력이 다른 시장으로 넘어가는지를 보게 된다.

우버도 스스로 답을 내놨다. 이번 거래의 기대효과로 모빌리티와 배달 서비스 간 교차 이용 확대, 가맹점 대상 광고와 프로모션 확대를 제시했다. 공정위 역시 택시 호출과 배달을 연결한 멤버십, 광고, 프로모션이 확대될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심사 대상에 올렸다.

여기서 칼날은 ‘결합’보다 ‘결합 이후의 방식’에 향한다.

가령 배민 이용자에게 우버택시 할인 혜택을 집중하거나 배달과 택시를 하나의 멤버십으로 묶는다면 소비자는 당장 가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쟁 촉진 효과도 생길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압도하고 있는 택시 호출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힘을 얻는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경쟁이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반대편도 봐야 한다. 배민을 이용해야 택시 할인 폭이 커지고 우버택시를 이용해야 배달 혜택이 커지는 구조가 굳어진다면 독립적인 택시·배달 플랫폼은 서비스 하나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진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기준도 온라인 플랫폼의 혼합결합이 여러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생태계를 형성해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모든 서비스를 갖추지 못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거나 신규 진입 장벽을 높일 가능성을 함께 보도록 하고 있다. 이용자와 데이터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네트워크 효과도 심사 요소다.

데이터 역시 예민한 부분이다. 배달 플랫폼은 주문지역과 시간, 소비패턴을 축적하고 모빌리티 플랫폼은 이동지역과 이용시간 등의 데이터를 확보한다. 두 회사가 실제로 어떤 데이터를 어느 범위까지 활용할지는 개인정보 관련 법규와 운영정책에 달려 있다. 다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기준은 결합을 통해 확보하는 정보자산이 대체하기 어렵고 이를 이용해 시장지배력이 형성·강화되는지를 경쟁제한성 판단 요소로 두고 있다.

다만 MAU 2340만명이 그대로 우버택시 이용자로 이동한다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 MAU는 시장점유율도 아니고 서비스 간 이용자 전환을 보장하는 숫자도 아니다. 공정위가 확인해야 할 것은 배민의 이용자 수 그 자체보다 우버가 이를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결국 이번 심사의 질문은 간단하다.

우버가 배민을 인수해 카카오T와 쿠팡이츠를 더 강하게 압박하는 새로운 경쟁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배달 1위 플랫폼의 이용자·입점업체·데이터를 발판으로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복합 플랫폼을 만들 것인가.

공정위도 국내 택시 호출시장과 배달앱 시장의 경쟁구조,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 이용자와 입점업체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번 기업결합의 진짜 심사 대상은 ‘우버가 배민을 갖느냐’가 아니다. 배민이 가진 힘을 우버가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느냐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