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1위 도요타, 급성장 현대차...韓日 간판 車업체 '엇갈린 행보

도요타, 4년 연속 세계1위 질주...전기차 부진에 '뒷걸음질'
EV비중 30% 넘는 중국서 존재감 미미..美점유율 1.8%p 하락
현대차 점유율 상승, 도요타와 격차 좁혀...미국서도 급성장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3-07-30 19:14:13

▲ 일본 제조업의 중심이자 자동차업계의 자존심 도요타가 상반기에 세계 자동차 업계중 판매량 1위를 이어갔다. 4년째 1위 기록이다. 하지만 전기차강국에선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자동차업계의 자존심 도요타자동차가 세계 1위 자리를 또다시 고수했다. 4년째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9일 일본 도요타자동차 그룹의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가 총 541만9천 대로 세계 1위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요타자동차는 히노자동차, 다이하쓰공업 등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상반기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아사히는 이에 따라 도요타자동차그룹이 2위인 독일 폭스바겐그룹(437만2천 대)을 크게 따돌리고 4년 연속 1위를 질주했다고 전했다. 

 

도요타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일본 자동차업체 8개사 총판매량은 1199만4천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늘었다.


그러나 도요타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가 아킬레스건이다. 전기차 개발과 시장대응에 뒤쳐진 전기차 강국에선 시장 점유율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전기차 시장의 급부상으로 인해 일본 자동차업계의 간판 도요타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상반기 판매량 5% 증가...전기차 강국선 부진 흐름


도요타를 필두로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EV) 개발에서 뒤쳐져 전기차 위주로 시장이 급변하는 일부 나라에선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이 후퇴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세계 1위 도요타를 비롯해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특히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중국은 내연 기관차는 물론 전기차 역시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일본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도요타를 필두로 닛산·혼다·마쓰다·미쓰비시·스바루 등 중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업체 6곳의 상반기 판매량이 총 171만 대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9.9% 감소했다.


중국의 전기차 열풍에 전기차 시장 대응이 늦어진 탓에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특히 도요타는 세계 자동차업계 1위란 명성이 걸맞지 않게 중국 전기차 시장에선 존재감이 거의 없다.


도요타의 광저우 합작사인 GAC도요타의 경우 전기차 모델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단 한대 뿐이다. 그 마저도 1분기 판매량이 4794대에 불과할 정도다. 도요타의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고작 0.6%다. 중국 내 모든 브랜드 가운데 25위에 해당하는 굴욕적인 결과다.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정책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을 계속 늘리고 있어 전기차 부문이 취약한 도요타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전기차 보급을 집중적 육성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시판되는 차량의 30% 이상이 전기차였다.


중국자동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952만대다. 이 가운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308만 대로 전체의 32%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25%에 이른다. 그야말로 폭발 성장세다.

 

▲도요타는 세계1위 자동차기업임에도 전기차 부문에선 존재감이 미미해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도요타의 자동차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제공>

 

◇ 중국 시장 전기차 중심 재편, 도요타에 큰 부담될듯

이처럼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앞으로 도요타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차의 절대시장이 줄어들게 뻔한데다, 도요타가 전기차 개발을 등한히한 틈을 타고 BYD 등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밀리면 지금의 시장점유율과 지배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도요타의 최대 라이벌 폭스바겐을 비롯해 유럽 유수의 완성차업체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전기차부문 세계 1위를 다투는 미국 테슬라도 중국업체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아오기 위해 대대적으로 판매가격을 인하하며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요타의 잠재적 최고 라이벌인 현대차그룹도 부담스러운 존재다. 현대차와 기아 등 현대차그룹은 사드 사태 이후 추락한 중국에서 전기차를 내세워 재기를 노리고 있다.


도요타 경영진이 지난 상반기에 4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했음에도 결코 웃을 수 없는 또다른 이유는 중-일 관계가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중국시장 공략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일 경제안보 동맹강화와 공급망 재편에 일본이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양국 관계가 냉랭한 가운데 최근 후쿠시마 원전 요염수 방류를 앞두고 두나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드배치 이후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한국산 제품이 중국에서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처럼, 중일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자칫 일본제품, 나아가 일본 자동차업계 간판 도요타가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 뿐만 아니라 닛산자동차 역시 상반기 판매 대수가 35만8천대로 24.4%나 줄었댜. 혼다(-22.0%), 미쓰비시(-37.2%) 등 나머지 자동차업체들도 대부분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도요타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상반기 판매량이 GM에 이어 2위에 올랐으나, 점유율은 15.3%에서 1.8%포인트 빠졌다.


반면 일찌감치 전기차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집중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고성장 모드에 진입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상반기 합산이익만 7조원을 훌쩍 넘는다.

◇ 美시장 빅4 중 도요타만 점유율 하락...현대차 고성장

도요타가 비록 판매대수 면에선 폭스바겐, GM, 현대차 등을 밀어내고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면에선 현대차그룹에 못미친다. 도요타는 과거 일본 제조업체 중 영업이익 규모와 이익률면에서 부동의 1위를 질주했던 기업이다.


도요타는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두자릿수 점유율로 꾸준히 성장하며 4위를 탈환한 현대차그룹과는 엇갈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미국시장 점유율 추이. <그래픽=연합뉴스제공>

 

30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1∼6월) 미국 시장 합산 점유율은 10.6%로 전년 같은 기간 10.3%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5.5%, 기아는 5.1%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은 82만180대로 전년 동기(70만2천875대)보다 16.7% 늘었다. 미국시장 전체 판매량 증가율(12.9%)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연간 기준 점유율이 10.6%로 처음 두 자릿수에 오른 현대차그룹으로선 하반기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미국시장에서 연간 10%대 점유율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은 높은 가성비 외에도 현재 전기차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은 미국시장에서 인기 전기차로 자리를 굳혔다.


이에 반해 도요타는 현대차와 달리 상반기 미국 시장 점유율이 또 하락했다. 선두 제너럴모터스(16.7%)에 이어 13.5%로 2위를 유지했으나 포드(13.0%)가 턱밑 추격 중이다. 현대차그룹과의 격차도 더욱 좁혀졌다.


미국시장 빅4중 상반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도요타가 유일하다. 도요타는 104만5697대에서 103만8520대로 0.7% 감소했지만 선두 GM은 같은 기간 108만7615대에서 128만8282대로 18.5% 늘었다. 3위 포드도 90만9천732대에서 99만9천766대로 9.9% 증가했다.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도 가격 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판매량(34만3천대)이 전년 동기(22만8천700대) 대비 50%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3.3%에서 4.4%로 1.1%포인트 높아졌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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