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전세보증 채권 회수 복병…빌라 경매 급증에 낙찰가율 하락
수도권 빌라 경매 69% 증가…서울 낙찰가율 77%로 하락
HUG 대위변제 채권 경매 유입…실제 회수액 감소 가능성 주목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 2026-10-25 19:02:49
주택도시보증공사(HUG·사장 최인호)의 전세보증 채권 회수에 경매 물량 급증과 낙찰가율 하락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2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도권 빌라(연립·다세대) 경매 진행건수는 4만58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1% 증가했다. 경기지역이 2만846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만6885건, 인천 8134건 순이었다.
경매 물량 증가에는 과거 전세보증 사고로 HUG가 대위변제한 주택들이 뒤늦게 경매시장에 유입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3~2024년 보증사고가 집중되면서 경매 신청과 법원 처리 과정에서 적체된 물량이 올해 본격적으로 소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경매 물량이 늘어나는 동안 낙찰가율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이다.
올해 1~9월 서울 빌라의 월평균 낙찰가율은 77.0%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9%보다 5.9%포인트 떨어졌다. 서울 오피스텔도 84.4%에서 73.1%로 11.3%포인트 하락했다.
경기와 인천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같은 기간 월평균 빌라 낙찰가율은 경기 60.9%, 인천 60.4%에 그쳤다. 감정평가액과 비교하면 낙찰가격이 60% 수준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낙찰률도 낮다. 서울 빌라의 월평균 낙찰률은 24.2%, 오피스텔은 21.3%로 나타났다. 경매에 나온 물건 상당수가 낙찰되지 못하고 유찰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HUG의 전세보증 채권 회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HUG는 임대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한 뒤 구상권을 행사하고 경매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
그러나 낙찰가격이 낮아지면 선순위 채권과 배당 순위에 따라 HUG가 실제 돌려받는 금액도 줄어들 수 있다. 경매가 성사되더라도 대위변제액 전부를 회수할 수 있다고 보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물론 시장 전체의 낙찰가율 하락을 HUG의 직접적인 손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 HUG가 직접 낙찰받아 채권을 상계하는 경우도 있고, 경매 물건마다 권리관계와 배당 순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HUG의 단기 채권 회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올해 1~4월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은 30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8% 감소했다. 반면 채권 회수액은 4701억원으로 대위변제액을 웃돌았다.
다만 신규 대위변제가 줄어든 것과 과거에 발생한 채권을 충분히 회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경매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낮은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장기 미회수 채권의 정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공개된 지지옥션 통계만으로는 전체 경매 진행건수 가운데 HUG가 신청한 물건의 비중이나 실제 회수금액을 구분하기 어렵다. 동일한 물건이 유찰 후 다시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도 있어 진행건수를 개별 주택 수와 동일하게 해석해서도 안 된다.
확인해야 할 것은 HUG가 신청한 경매 가운데 실제 낙찰로 이어진 물건의 규모와 낙찰대금에서 회수한 금액이다. 특히 2023~2024년 대위변제 채권의 경매 회수 실적을 별도로 구분해야 최근 낙찰가율 하락이 HUG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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