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투자보장협정 개정·1억달러 금융지원·원유 협력까지…SK·LG·기아, USMCA 재검토 속 현지 투자 확대 모색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6-09-26 18:52:22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투자 확대의 최대 변수로 남았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한·멕시코 비즈니스포럼에서 “기업이 안심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더욱 안정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무역협정 논의를 조속히 재개하자고 밝혔다. 멕시코를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 파트너로 평가하며 SK·기아·삼성·LG의 현지 투자를 직접 언급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인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양국은 2019년 시작한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7년 만에 타결했다. 투자금 회수와 손실보상 권리를 강화하고, 외환위기 때도 투자자금 이전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경제·금융·교육·세관 등 7개 분야를 포함해 모두 16건의 협력 문서가 체결됐고 AI 협력 선언도 별도로 채택됐다.
금융지원도 붙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멕시코 대외무역개발은행은 1억달러 규모 전대금융 협약을 체결했다. 자동차·바이오·의료·광물자원·에너지·항공우주 분야에서 현지 기업이 한국 제품과 설비를 구매할 때 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멕시코 대상 전대금융은 8년 만에 재개된다.
기업들의 관심은 북미 공급망에 쏠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멕시코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하고 백신 품질관리 역량 이전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장 시스템과 자율주행 쪽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기아는 누에보레온주 공장을 북미 생산거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LS전선 역시 케레타로주 생산법인을 미주 전력·모빌리티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에너지 안보도 새 협력축이 됐다. 양국은 원유와 핵심자원을 논의하는 정부 간 대화 채널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안정적인 원유 수입을 위한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사태 이후 원유 조달선 다변화가 중요해진 만큼 정유·석유화학 업계에도 관련성이 크다.
남은 변수는 USMCA다. 한국 기업인들은 정상 간담회에서 협정 재검토로 현지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멕시코 정부에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요청했다. 원산지 규정이나 역내 부품 조달 기준이 강화될 경우 기아·LG전자 등 멕시코 생산법인의 조달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순방에서 무역협정 자체가 체결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보호·정책금융·공급망 협력은 먼저 구체화됐다. 향후 관건은 무역협정 협상이 실제 재개되는지, 그리고 USMCA 개편 이후 한국 기업이 멕시코 생산거점을 북미 시장의 교두보로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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