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강물 논란’ 토스…왕관의 무게는 ‘신중함’에서 나온다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 2026-03-19 18:45:37

▲ 경제부 김소연 기자[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누적 가입자 3000만명을 넘기며 명실상부 국내 대표 온라인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토스’가 최근 앱 내에 ‘한강물 수온 체크’ 기능을 선보였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논란이 커지자 토스 측은 즉각 해당 기능을 삭제했지만 이번 해프닝이 남긴 씁쓸한 뒷맛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강’은 투자 실패로 인한 자살을 암시하는 뼈아픈 자조적 의미를 담고 있다. 자산을 관리하고 불려 나가야 할 금융 플랫폼에서 이러한 상징성을 간과한 채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은 사용자들의 정서와 아픔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토스 측은 해당 기능이 소속 개발자가 아닌 외부 개발자가 만든 ‘인앱(In-app)’ 서비스였다고 해명했다. 수상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려는 순수한 의도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그것이 외부 서비스인지 내부 서비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토스'라는 이름의 울타리 안에서 제공되는 기능이라면 그에 따른 모든 경험은 곧 토스의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토스는 그동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트업 정신’을 강조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기존 금융권이 시도하지 못한 과감하고 실험적인 기능들은 사용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이는 곧 강력한 팬덤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토스는 더 이상 작은 스타트업이 아니다. 금융 소비자의 일상과 자산을 직접 다루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한 만큼 ‘일단 시도하고 반응을 보자’는 방식은 더 이상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받기 어렵다.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된 부적격 인사의 영입


최근 토스는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된 인사 영입, 엔화 환율 표기 오류, 증권 계좌 자산 정보 오표시 등 크고 작은 문제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왔다. 매번 빠른 수정과 대응으로 사태를 수습했지만 이제는 ‘사후약방문’식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체계적인 내부 통제와 검증 시스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금융은 편리함이나 재미보다 ‘신뢰’와 ‘안정성’이 우선시돼야 하는 영역이다. 사용자들은 이제 토스에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안정성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수천만 가입자를 보유한 플랫폼이라면 기능 하나, 표현 하나까지도 그에 걸맞은 신중함이 뒤따라야 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하는 법이다. 지금의 토스에 필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 혁신보다 신중함이다. 국내 대표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책임과 균형감이 절실한 시점이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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