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물량 공세 속 K조선, 고부가 선박으로 수익성 방어

중국 4월 수주 점유율 67% 처지… 한국은 16%에 그쳐
중국은 범용선 확대… 한국은 고부가 선종 중심 전략 강화
탈탄소 흐름에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기술력 확보 집중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 2026-05-11 18:37:32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글로벌 선박 수주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이 범용 선박을 중심으로 한 물량 공세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가스선,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사진=한화오션
11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4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645만CGT, 204척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536만CGT보다 21%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37만CGT, 156척을 수주해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105만CGT, 33척으로 점유율 16%에 그쳤다. 단순 수주량 기준으로는 중국이 한국보다 4배 이상 많은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이를 국내 조선사의 경쟁력 약화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국내 조선업계는 글로벌 탈탄소 흐름에 따른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에 맞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이중연료 추진 선박 등 고부가·친환경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선가 상승 흐름도 국내 조선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가는 데 우호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4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3.41포인트로 전월보다 1.34포인트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건조되는 선박의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오를수록 조선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종별 1척 가격은 17만4000㎥ 이상 LNG 운반선이 2억4850만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305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6050만달러로 집계됐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에만 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과 VLGC 5척 등 총 11척의 고부가 선박을 수주하며 친환경·고선가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도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아프리카 선사와 VLAC 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LNG운반선과 특수선, 해양플랜트 등 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도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LNG 밸류체인 중심의 고부가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일 아시아 선주로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을 수주했다. 단순 물량 경쟁보다 고난도 선박과 해양 설비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선별 수주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 3사는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2조원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수주 전략 차이가 최근 들어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양국 조선업의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된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조선업은 선박 한 척을 건조하는 데 통상 2~3년 걸리는 만큼 제한된 건조 공간에서 얼마나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중국은 대규모 도크를 기반으로 벌크선·탱커 등 범용 선박까지 폭넓게 수주하며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제한된 도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조 난도가 높고 수익성이 큰 고부가 선종 중심의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물량을 기반으로 선종을 가리지 않는 수주 전략을 펴고 있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기술과 납기 안정성, 고부가 선박 대응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선주들도 탈탄소 흐름에 맞춰 친환경 대응 기술력과 안정적인 납기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업계 불황기에도 관련 기술 투자를 이어온 만큼 고부가 선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