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중동 긴장에 ‘6만8000달러대’로 급락…'디지털 금'지위 흔들리나

미·이란 충돌에 유가 급등·대규모 청산…규제 기대는 변수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3-23 18:34:23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비트코인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 영향으로 7만달러 아래로 밀리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지정학 리스크와 금리 변수에 따라 위험자산 성격이 재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비트코인 모형/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1.8% 하락해 6만8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장중에는 6만7600달러 아래로 밀렸다가 일부 반등했다. 최근 7만4000달러대에서 형성된 상승 흐름이 단기간에 꺾인 것이다.

외신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주요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란은 걸프 지역 내 미국·이스라엘 자산 공격과 해협 봉쇄 가능성으로 맞대응을 예고했다.

시장 충격은 즉각 반영됐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하루 동안 약 3억3000만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약 1억달러는 롱 포지션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 기반 투자 구조가 변동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지위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금과 유사한 대체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이번에는 주식시장과 동반 하락하며 위험자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BTC마켓 레이첼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암호화폐는 현재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시장 심리는 극단적 공포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 전반도 흔들렸다. 호주·뉴질랜드 증시는 각각 0.8% 하락했고 일본 증시는 4% 이상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가 97달러대로 떨어진 뒤 다시 99달러 수준까지 반등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브렌트유 역시 한때 114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며 통화정책 변수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1주일 만에 12.4%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거시경제 변수에 강하게 연동되는 구조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규제 측면에서는 일부 긍정 신호도 감지된다. 미국 상원과 백악관이 암호화폐 법안의 핵심 쟁점이던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에 대해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면서 규제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법안은 아직 최종 통과되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은 6만8000달러 구간이 1차 지지선으로 꼽히며, 이탈 시 6만5000달러대까지 하락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등을 위해서는 7만1500달러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지성 코빗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은 대안 자산 성격을 갖고 있지만 현재는 유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장에서는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판단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중동 분쟁의 장기화 여부와 연준의 금리 경로, 특히 연준 의장 교체 이후의 정책 방향에 따라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열려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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