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이어 배터리도 중국판?...CATL, 非중국시장서도 1위 도약

CATL, 1~9월 중국 제외 배터리시장 점유율 LG와 공동 1위
LG, '마지막 보루'인 非중국시장마저 CATL에 꼬리 잡혀
K배터리 합산 점유율 첫 50% 하회...입지약화 불가피할듯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3-11-09 18:34:12

▲중국 CATL이 중국제외 배터리시장 점유율도 1위에 올랐다. CATL은 현대차그룹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사진=연합뉴스제공>

 

세계 배터리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이 마침내 중국 제외 시장에서도 부동의 선두였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을 따라잡았다.


탁월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전세계 전기차업체를 적극 공략해온 CATL이 3분기 누적 기준 비(非)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면에서 LG엔솔과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미 오래전에 CATL에 전세계 시장1위 자리를 내줬음에도 중국을 뺀 나머지 시장 집계에선 1위자리를 단 한번도 내준 적이 없던 LG엔솔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진 셈이다.


역으로 CATL의 입장에선 전체 배터리시장은 물론 마지막 남은 중국 제외 시장에서도 1위에 등극, '안방 호랑이'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세계 배터리 최강 기업의 반열에 등극했다.


글로벌 전기차 1위업체인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한 데 이어 이제 핵심 중의 핵심인 배터리마저 '중국판'이 돼 가는 분위기다.

◇ CATL 2배 이상 폭풍 성장...LG엔솔의 성장률 압도

비 중국 배터리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였던 LG엔솔이 끝내 라이벌 CATL에 꼬리가 잡혔다. 작년부터 빠른 속도로 LG를 맹추격해오던 CATL이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면에서 기어코 LG와 공동 점유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판매된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이 약 228.0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54.9%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LG엔솔과 중국의 CATL이 28.1% 점유율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1~9월 비(非)중국 시장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현황. <사진=SNE리서치제공>

 

글로벌 주요 전기차업체로 판매를 확장해온 CATL은 이 기간 64.0GWh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두배가 넘는(104.9%) 폭풍 성장률을 나타내며 정상에 올랐다.

 

매분기 세 자릿수 성장률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지난달 0.8%p 격차로 LG를 추격했던 CATL이 결국 LG와 함께 공동 1위에 오르는 데 성공한 것이다.


CATL은 현재 테슬라가 중국공장에서 생산중인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용 모델3·Y에 배터리를 집중 공급하는 것은 물론 BMW, MG,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메이저 OEM 브랜드들에 차량들로 공급을 다변화하며 비 중국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CATL엔 최근 현대의 신형 코나와 기아 레이 등 한국의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며, 전세계 전기차제조사를 대상으로한 전방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계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 생산중인 CATL은 탁월한 가격경쟁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CATL의 비 중국시장 점유율은 1년 사이에 6.9%포인트가 급상승하며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 SK온 등 전반적 부진 탓 K배터리 점유율 50%선 붕괴

CATL의 파상공세와 세계적으로 LFP계 원통형 배터리가 급부상한 것이 CATL의 상승세와 LG엔솔을 비롯한 K배터리업체들의 입지약화를 야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K배터리의 간판기업이자 비 중국시장 1위를 고수해온 LG엔솔은 전년 동기 대비 49.2% 성장하며 28.1%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CATL의 맹추격에 밀려 공동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LG엔솔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총 64.1 GWh를 판매하며 64.0GWh의 CATL에 0.1GWh의 미미한 차이로 앞섰으나 소숫점 이하 한자리로 반올림한 점유율 면에선 28.1%로 CATL과 동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1.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선두 LG엔솔이 비교적 선전한 것과 달리 K배터리의 또 다른 두 축인 SK온과 삼성SDI는 부진했다. 이 기간 SK온은 13.7%(24.4GWh), 삼성SDI는 41.4%(21.6GWh) 성장률로 나란히 4위와 5위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점유율이 각각 3.9%포인트와 0.9%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푸젠성 닝더시 소재 CATL 본사. <사진=CATL홈페이지캡쳐>

 

배터리 3사가 일제히 점유율이 떨어진 탓에 K배터리의 총 시장 점유율은 48.3%로 전년 동기 대비 5.8%p 줄었다. K배터리의 비 중국 배터리 점유율이 50%벽이 무너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일본의 자존심 파나소닉 역시 33.6GWh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2% 성장했으나 점유율은 오히려 2.4%포인트 줄어들며 선두권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CATL을 필두로한 중국 배터리업체의 급부상과 이로 인한 한-일 주요 배터리업체의 입지 약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 둔화로 전세계 전기차업체들이 경쟁적인 가격인하와 저가 모델 출시에 주력하면서 값싼 중국산 원통형 배터리 탑재가 늘고 있다"면서 "성능보다 가격이 중시되는 시장 상황에서 K배터리가 비교열위에 놓여 갈수록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