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자코리아 전무 “스테이블코인 확산 속 카드 결제 인프라는 유효”
5년 새 30배 성장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로 확장
카드사 기존 네트워크와 정산·보안 체계는 대체 불가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 2025-12-16 09:00:45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더라도 카드사가 담당해 온 결제·정산과 가맹점 네트워크라는 본질적 역할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결제 인프라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과 기존 결제망을 연결하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 여신금융업 전망 및 재도약 방향’ 여신금융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지만, 카드사가 구축해 온 결제 인프라는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결제 수단 넘어 인프라로…스테이블코인 5년 새 30배 성장
유 전무는 통화 신뢰도가 낮은 중남미 등 일부 신흥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주류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비자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기준 글로벌 결제 시장 규모는 약 14조달러(약 1경8000조원)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약 50조달러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트레이딩이나 스마트 계약에 따른 반복 거래로 분석된다. 실제 결제 성격의 개인 간(P2P) 거래 규모는 약 640억달러 수준이다.
절대 금액만 놓고 보면 아직 제한적이다. 다만 2020년 약 25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30배 성장해 확산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확산 영역으로는 기업 간 거래(B2B) 기반 해외 송금·정산 시장이 지목됐다. 유 전무는 “결제 밸류체인 전반에서 가장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영역은 해외 송금이며 특히 기업 간 거래에서 효율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JP모건은 자체 블록체인 정산망 ‘키네시스(Kinexys)’를 구축해 내부 정산에 활용한 뒤 지난해부터 외부 기관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스트라이프·페이팔·비자 등 주요 결제 사업자들도 온·오프라인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지원하고 있다.
◆ 기존 결제망 연계가 관건…카드사 역할은 유지
유 전무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의 결제 수단으로서의 역할은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블록체인이 비용 절감과 속도, 프로그래머블 머니라는 기술적 강점을 갖고 있지만 글로벌 가맹점 네트워크와 정산·보안 체계를 갖춘 기존 카드 결제 인프라는 단기간에 대체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더라도 기존 결제망과의 연계는 필수적”이라며 “블록체인과 카드 결제망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역량이 앞으로 카드사가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파트너십 확보와 함께 블록체인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연동·운용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무는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전환과 결합될 경우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공지능(AI) 검색, 이커머스 확산 속도처럼 스테이블코인도 어느 순간 시장 구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다”며 “빠른 혁신이 결국 리더와 팔로워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사업자에게 위협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 기회”라며 “지불·결제 생태계에서 이를 어떻게 흡수하고 적용할 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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