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AI, ‘이브 온라인’에 접목되면…게임 패러다임 뒤흔들까
LLM 기반 NPC 자동화·Neuralink 뇌파 컨트롤 가능성
매각설 돌던 CCP, ‘AI 테스트베드’로 가치 재평가
팬덤은 기대와 반발 교차…시장 반응은 이미 폭등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9-11 18:22:32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일론 머스크가 펄어비스 자회사 CCP게임즈와의 인공지능(AI) 협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글로벌 게임업계의 시선이 ‘이브 온라인’에 쏠리고 있다. 머스크가 직접 나선 발언은 단순한 기술 교류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그가 보유한 다양한 AI 자산이 게임에 실제 접목될 경우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번졌다.
머스크는는 9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브 온라인 제작사와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AI 게임 협업 가능성을 논의했고, 이는 오직 AI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짧은 한마디였지만 파급력은 상당했다. 이날 3만3650원으로 시작했던 펄어비스 주가는 발언 직후 3만9500원까지 장중 약 10% 가량 급등했고, 게임업계 전반에 “머스크가 AI를 활용해 MMO를 혁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퍼졌다.
머스크가 세운 AI 기업 xAI는 현재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게임 분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응용은 NPC 대화다. 기존 MMO에서는 정해진 대사만 반복되지만, LLM을 접목하면 NPC가 플레이어의 언어와 행동에 맞춰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단순 대화를 넘어 퀘스트나 이벤트도 절차적으로 생성돼 이용자마다 서로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선 CCP가 수십 년간 구축해온 방대한 우주 경제·정치 시스템이 AI를 통해 자율적으로 진화한다면 ‘살아있는 은하’라는 표현이 단순한 수사가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Neuralink)가 보유한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 신호를 직접 읽어내 기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데 게임에 적용될 경우 컨트롤러 없이도 함선을 조종하거나 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용자의 집중도·흥분도 같은 심리적 지표를 게임 난이도나 적 등장 패턴에 반영하는 것이 가능해 기존에 없던 몰입형 플레이가 가능하다. 아직은 연구 단계지만 머스크가 내세운 ‘오직 AI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발언을 가장 직접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이다.
기술 인프라 측면에서는 스타링크(Starlink)와의 결합도 현실성이 높다. 수천 명이 동시에 전투에 참여하는 ‘이브 온라인’ 특성상 네트워크 지연은 게임 경험의 핵심 변수다. 위성망과 AI 기반 최적화 기술이 도입되면 지연 없는 글로벌 플레이 환경이 가능해지고 클라우드 게이밍 확산에도 유리하다.
더불어 머스크가 운영하는 X(옛 트위터)의 AI 에이전트가 게임과 연동된다면, 플레이어 자원·거래 내역·전투 기록을 분석해 전략을 추천하거나 커뮤니티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개인 비서형 시스템’도 구현할 수 있다.
이번 논의는 펄어비스의 기업 전략과도 맞물린다. CCP게임즈는 2018년 약 2524억원에 인수됐지만 최근 몇 년간 신작 개발 지연과 비용 부담으로 매각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머스크와의 협업 가능성은 이런 부정적 평가를 단숨에 뒤집을 변수다. 단순한 부채 부담 자회사가 아니라 글로벌 AI-게임 융합의 테스트베드로서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발언 직후 펄어비스 주가가 장중 한때 10% 가량 급등했던 점으로 미루어 보면, 시장이 ‘AI 접목’이라는 키워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크다. 레딧 등 커뮤니티에서는 “머스크와 협업하면 게임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며 “머스크의 이름만으로도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또 뉴럴링크같은 기술은 윤리적 논란과 중독 우려를 불러올 수 있고, 게임에 AI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이용자가 느끼는 성취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의는 게임산업 전반에 중요한 함의를 남긴다. CCP와 ‘이브 온라인’은 머스크 AI 기술의 실험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펄어비스의 중장기 전략, 나아가 AI-게임 융합의 방향성까지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분석된다.
한편 펄어비스 측은 이와 관련해서 “CCP게임즈의 사업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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