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본주보다 36% 비싸다…가격차 왜 안 줄어드나
10일 양 시장 종가·환율 적용하면 본주보다 36.1% 높아
원주 기준 1779만주는 추가 전환 물량 아닌 ADR 잔량 한도
가격차 전부를 HBM 가치평가나 차익거래 수익으로 해석 안 돼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 2026-09-11 18:12:39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국내 주식 간 가격차를 좁힐 핵심 변수는 전환 허용 여부보다 실제 ADR 공급 여력이다. 전환 창구는 열렸지만 국내 주식을 ADR로 바꾸는 데 한도와 신고 절차가 적용돼, 미국 가격이 높아도 공급을 즉시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11일 토요경제가 공개 시세를 비교한 결과, SK하이닉스 ADR의 10일 미국시장 종가는 188.30달러, 같은 날짜 국내 주식 종가는 185만3000원이었다. ADR 10주가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 오후 3시30분 종가인 달러당 1339.2원을 적용하면 ADR 10주의 원화 환산액은 약 252만2000원으로 국내 주식보다 36.1% 높다.
다만 이는 서로 다른 시각에 형성된 종가를 비교한 참고 수치다. 환전·전환 비용과 세금도 반영하지 않았다. 가격차만큼의 수익을 실제 거래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전환 창구 자체는 개방돼 있다. 예탁은행인 씨티은행의 공개자료에는 SK하이닉스 ADR 발행·취소 장부가 ‘열림’ 상태로 표시돼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7월29일 실적발표에서 다음 날부터 ADR을 국내 원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부가 열렸다는 사실과 양방향으로 물량을 제한 없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회사가 당시 제시한 ADR 잔량 한도는 원주 기준 1779만주다. 최초 ADR 발행의 기초가 된 주식 수와 같다. 이는 국내 주식을 추가로 그만큼 ADR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발행돼 남아 있는 ADR의 기초주식 총량에 적용되는 상한이다.
이 구조에서는 한도가 차 있을 경우 기존 ADR이 취소돼 국내 원주로 돌아와야 그만큼 다시 ADR을 발행할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가격만 놓고 보면 비싼 ADR을 상대적으로 싼 국내 주식으로 전환할 유인은 약하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지난 7월 이 같은 구조 때문에 전환 창구 개방만으로 ADR 공급이 크게 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리 기간도 변수다. SK하이닉스는 원주를 ADR로 전환할 때 발행사의 규제상 신고가 필요할 수 있으며, 기존 국내 기업 사례를 고려하면 해당 절차에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모든 전환에 일률적으로 같은 기간이 걸린다는 뜻은 아니지만, 가격차를 발견하는 즉시 전환과 매도를 끝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그렇다고 현재 가격차 전부를 공급 제약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번에 확인한 공개자료만으로는 실제 ADR 전환·취소 물량과 현재 남은 한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한도가 지금도 완전히 소진돼 있다거나 차익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미국 시장이 HBM 경쟁력을 36% 더 높게 평가한다’는 해석도 경계해야 한다. ADR과 국내 주식은 같은 회사의 보통주를 기초로 한다. 두 시장의 가격에는 거래 접근성, 투자 수요, 유통물량과 환율 등이 함께 반영될 수 있다. 회사 역시 미국 상장의 목적 가운데 하나로 투자자 기반 확대를 제시했다.
따라서 후속 확인 대상은 전환 창구가 아니라 실제 발행·취소 물량과 잔여 한도다. 이 수치가 확인돼야 미국 프리미엄 가운데 공급 제약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격 수렴을 가로막는 요인이 무엇인지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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