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냐 아프리카TV냐… ‘트위치 철수’ 최대 수혜자는 누구?
19일 공개 네이버 ‘치지직’, 21일 시청자 11만명 돌파 ‘인기몰이’
국내 최강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도 3만명 유입 반사이익
카카오TV도 전열 정비하며 반격 채비… 토종3사 본격 경쟁 예고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3-12-25 18:10:06
네이버냐 아프리카TV냐. 비디오 스티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내년 초 한국시장을 떠나기로 결정, 트위치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토종업체 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트위치는 미국 아마존이 2014년 9억7000만달러에 인수한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다. 특히 게임스티리밍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2015년 2월 한국서비스를 추가하며 국내에 진출,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기 평균 230만명으로 아프리카TV를 제치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이다.
트위치는 그러나 망사용료 등의 문제로 내년 2월 말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아프리카TV, 네이버, 카카오TV 등 국내 스트리밍업체 입장에선 시장 지배력을 높을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트위치에서 활약해온 스트리머와 사용자들의 대이동이 불가피하고, 이를 누가 어떤 식으로 흡수하느냐에 따라 시장 경쟁구도마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 '쏠림현상'에 최대 반사이익 기대
트위치의 이탈로 누가 최대 수혜자가 될 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일단 트위치의 최대 라이벌이자 토종 1위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afreeca)가 적지않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게임 등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에선 이미 트위치와 맞먹을 정도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자랑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트위치의 MAU 평균은 232만명으로 1위이며 토종1위 아프리카TV는 215만명이다.
인터넷방송 랭킹사이트 소프트콘뷰어쉽에 지난 21일 기준 아프리카TV의 500대 스트리머 기준 시청자도 전주 대비 약 3만명 증가한 22만명에 달하며 ‘트위치 철수’ 효과를 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가 빠진 스트리밍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경쟁 토종 플랫폼에 비해 스트리머 양과 질, 유저풀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어 1위 수성에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1위 트위치 스트리머인 ‘우왁굳’이 트위치의 철수를 계기로 아프리카TV로 자리를 옮겨 방송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우왁굳은 당초 신흥 플랫폼 네이버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모 방송에서 그 스스로 “아프리카쪽에 마음이 조금 더 기울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1세대 인터넷방송인 우왁굳은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하면 국내 최초로 트위치 팔로워 100만명을 돌파한 S급 트위치 스트리머다. 그가 만약 아프리카로 자리를 옮긴다면 남은 트위치의 스타급 스트리머의 이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프리카는 때맞춰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유입시키기 위한 당근책을 꺼내 들었다. 트위치 스트리머 계정을 아프리카에서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트위치에서의 누적 방송 시간을 일부 인정해주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선 MAU와 트래픽이 높은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이 몰리는 인터넷 시장 특유의 쏠림현상을 감안하면, 아프리카TV의 트위치 철수를 적지않이 볼 것으로 전망한다.
◆네이버 치치직, 오픈 이틀만에 시청자수 11만명
아프리카의 독주를 견제하며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국내 양대 인터넷 빅플랫폼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만큼은 2류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트위치의 철수를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호기를 판단, 대 반격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의 움직임이 특히 빠르다. 네이버는 마치 트위치의 철수를 기다리기라도 한듯, 지난 19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오픈(OBT)했다. 치치직은 트위치와 아프리카TV를 벤치마킹, 서비스질을 대폭 개선하며 신선한 바람을 모으고 있다.
치치직은 서비스 초반이긴 하지만,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트위치보다 한결 뛰어난 화질을 지원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치지직은 특히 아프리카TV엔 없는, 네이버의 광범위한 인터넷 서비스 생태계와 연계된 서비스가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기존에 트위치 시청자들이 욕설, 노출 등 부적절한 방송 이미지가 있는 아프리카TV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도 치지직의 트위치의 퇴출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초반 인기도 예사롭지 않다. 25일 인터넷방송 랭킹사이트 소프트콘뷰어쉽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의 시청자수는 서비스 오픈 이틀만인 21일 최고 시청자수가 11만명을 기록했다.
주요 스트리머들은 이미 네이버 카페를 적극 활용하며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와 이용자의 동반 이동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유명 스트리머 침착맨의 치치직 채널은 시청자 1만5000명이 몰리며 첫 날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치지직은 트위치의 '대체재'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급증, 지난 20일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인기앱 순위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치지직은 여세를 모아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게임 대회인 '자본주의가 낳은 대회(자낳대)'를 후원하는 등 트위치 이용자와 스트리머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네이버측은 향후 치지직을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와도 접목해 게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 생태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플랫폼 이미지와 기능이 향후 경쟁 구도 재편의 변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카카오TV도 트위치의 이탈과 네이버 치치직 오픈에 맞춰 방송 스트리밍 기능을 개편하며 맞불을 놨다.
카카오TV는 개인방송 플랫폼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하지만, 트위치 철수를 기점으로 분위기를 바꿔 개인방송 플랫폼 강자였던 예전 'tv팟'의 명성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트위치 철수로 시작된 국내 스트리밍 시장이 지각변동을 예고하며 선두 아프리카TV, 치지직, 카카오TV 간의 시장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시장 1위의 갑작스런 이탈로 3개 플랫폼 모두 적지않은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인 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트위치에서 게임, 스포츠 방송을 보던 이용자 대부분은 치지직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도 “연령 제한 방송 등은 아프리카TV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트위치 전체 이용자 중 10~20%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트리머 입장에서 이미 생태계가 거대하게 생성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아프리카TV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아프리카TV와 치치직의 경쟁이 의외로 수수료율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치치직이 아프리카에 비해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하면 트위치 스트리머는 물론 현재 아프리카에서 활동중인 BJ들이 치지직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측은 현재 치즈 환전 수수료율을 결정하지 않은 채 장고에 들어갔다.
플랫폼의 대중적 이미지와 기능이 스트리머의 향방을 가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플랫폼이 대중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스트리머들의 이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아프리카TV는 일부 BJ들의 일탈 행위와 사행성 문제로 논란을 낳았던 것이 다소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프리카측도 부정적 이미지가 누적된 것을 의식, 이미지 쇄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트위치의 철수로 시작된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지각변동이 본격화한 가운데, 아프리카TV와 네이버, 카카오중 실질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플랫폼이 누가될 지 향후 시장 재편 결과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