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정진행·김보현 ‘투톱 경영’으로 건설불황 뚫는다

지난해 순차입금비율 증가, 현금성 자산 감소에 ‘이중고’
김보현 대표, 내실 경영 강화해 재무 안정성 높이는데 집중
글로벌 전략가 정진행 부회장, 정원주 회장과 ‘해외 사업’확장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5-02-20 09:21:24

 

▲ 왼쪽부터 정진행 대우건설 부회장,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사진=대우건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대우건설이 정진행 부회장과 김보현 대표 '투톱 체제'로 건설 불황 타개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만들고, 김 대표는 내실 경영을 강화해 유동성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연초부터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등 빅5 건설사들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건설 사업 수주에 성공했거나 우량 도시정비사업 지역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내실을 다지며 기존에 공 들여온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신임 김 대표의 ‘리스크 관리를 통해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와 연결된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 대표는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재무 안전성을 확보해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자”고 밝힌 바 있다.


실적 저조에 순차입금비율 증가, 현금성 자산 감소 ‘이중고’…내실 경영 절실


건설업계는 2022년 이후로 유동성 위기에 휩싸이면서 국내 건설 시장 전체가 불황 터널 안에 갇혀 있다.

건설 원가 급등과 고금리 여파로 대우건설은 2022년 이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고 있으며 순차입금비율은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조4000억원대에서 2년 만에 9000억원 대로 내려왔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 대우건설 매출액은 2022년 10조4192억원, 2023년 11조6478억원, 2024년 10조5036억원(잠정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을 전년도와 비교하면 2022년은 전년 대비 20%, 2023년은 11.8% 각각 늘었지만 지난해는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7600억원, 2023년 6625억원, 2024년 4031억원(잠정실적)을 냈으나. 2023년 12.8%, 2024년엔 39.2% 각각 감소했다.

연간 당기순이익도 2022년 5080억원, 2023년 5215억원에서 지난해는 전년 대비 53.4% 급감한 2428억원(잠정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현금 흐름의 변화를 나타내는 ‘순차입금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6.8%, 2023년 25.8% 였던 순차입금비율이 2024년엔 52%(예상치)까지 올라왔다. 대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급격히 줄었다.

2024년 6월말 기준 대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490억원이다. 2022년 1조4230억원에서 2023년 9815억원으로 보유액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순차입금비율이 높은데 현금성 자산이 낮아졌다는 것은 현금 흐름이 빡빡하다는 것”이라며 “투자 대비 수익 창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순차입금비율이 50%가 넘으면 금융 비용 부담이 증가해 부채 관리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평균 건설 원가율이 92%에 달한다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순차입금비율이 올라간 것은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 대응이다”라며 “내실경영 속에서 전략적 수주를 통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4조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매출액 목표는 전년 매출(10조5036억원) 보다 20% 감소한 8조4000억원이다.

신규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124%로 늘리면서도 매출액 목표를 80% 수준으로 낮춘 것은 국내 건설 시장보다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작년 9월 영입 글로벌통 정진행 부회장, 해외사업 확장 기대


대우건설의 올해 전략은 김보현 대표는 내실을 다지고, 정진행 부회장은 정원주 회장과 해외 사업에 집중해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진행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대우건설 신임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정 부회장은 현대건설에서는 부회장직을 맡으며 해외건설 사업을 진두지휘한 바 있으며, 현대차, 기아에서는 중남미지역본부 본부장, 아태지역본부 본부장, 유럽총괄본부 본부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 역량이 뛰어나다고 알려진다.

해외 시장은 체코 원전, 이라크 해군, 투르크매니스탄 미네랄비료꽁장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체코원전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팀 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신규 원자력 발전소 5·6기를 짓는 사업으로 오는 3월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대우건설은 시공 주관사로서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주설비 공사, 기기 설치, 각종 인프라 건설 등 시공 전반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라크 해군 기지 건설 프로젝트는 이라크 알포(Al Faw) 신항만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조8000억원 규모이다. 현재 이라크 항만공사(GCPI)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연내 수주가 목표다.

대우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라크를 중동 지역의 거점 시장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북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3년 말 미국 뉴욕에 투자법인 ‘대우이앤씨USA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며 미국 및 캐나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 시카고와 뉴욕을 방문하여 현지 시행사 및 개발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북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 사업에 좀 더 집중할 것”이라며 “나이지리아, 이라크, 베트남 등 해외거점 주요국가를 중심으로 수주를 확장하는 동시에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신규 국가 진출을 위해서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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