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 징역형 구형…카카오 AI 사업 불확실성 커지나

카카오, AI 성과에도 김범수 리스크로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AI 경쟁 속 전략적 후퇴 가능성도 제기돼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9-02 09:07:10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로 징역형을 구형받으면서 카카오의 AI 사업 확장에도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워졌다.

최근 카카오는 자체 초거대 모델 ‘카나나’를 앞세워 실적 개선과 서비스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총수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전략적 후퇴를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SM엔터 인수전 과정에서 카카오가 경쟁사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정했다고 보고 김 위원장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김 위원장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이 장기화될 경우 카카오의 리더십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현재 정신아 대표 중심 체제를 구축해 놨지만 주주들과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는 김 위원장의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있다.

그중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해외 M&A, 신규 투자, 글로벌 파트너십 등 굵직한 의사결정에서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AI 산업 환경은 이미 초격전의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에서는 구글·MS·메타·오픈AI가 연합 전선을 구축하며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고, 중국도 알리바바·텐센트·바이트댄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글로벌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SK텔레콤은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 ‘에이닷’을 고도화하며 해외 통신사들과 연합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 정부가 주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서 탈락하면서 국내 빅테크 기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국가 전략산업으로 격상된 AI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와중에 이번 김 위원장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카카오가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단기 성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 투자와 글로벌 협력에서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글로벌 파트너사들은 협력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거버넌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본다. 리더십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오픈AI·구글 같은 빅테크가 카카오와의 협력 규모 확대에 신중해질 수 있고 투자자들 역시 불확실성을 이유로 평가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카나나를 단순 챗봇이 아닌 고도화된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키려는 카카오의 로드맵 자체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속도와 신뢰가 핵심인데 창업자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파트너가 카카오를 신뢰하기 어려워지고 투자자도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국내 경쟁사들이 AI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카카오는 전략적 후퇴를 강요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만들어 둔 상태다. 카카오톡 개편과 AI 기반 검색·추천 강화, 콘텐츠 서비스와의 결합까지 이어지면서 단기 성과를 확인했다.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카나나는 오픈AI와의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구글 클라우드 TPU 인프라와의 결합을 통해 기술적 토대를 확보해 뒀다. 카카오가 그간 지적 받아온 성장 정체를 AI로 돌파하려는 구상에 속도를 내던 와중에 이번 리스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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