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회장, 보여주기식 ‘쇄신’이었나…농협 안팎서 ‘사퇴 요구’ 확산
임기 만료 앞둔 임원 사임에 노조 반발…‘보여주기식 인사’ 지적
노조 “비위 정점 책임자 물러나야”…다음 주 퇴진 투쟁 계획 발표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 2026-01-15 07:01:51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내놓은 대국민 사과문과 쇄신안이 미봉책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강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농협 안팎에서 거세지는 분위기다.
정작 사태의 책임자인 강 회장은 자리를 보전한 채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들만 사임 시키며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이하 농협노조)는 성명을 내고 전날 발표된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 따른 강 회장의 사과와 후속 조치를 두고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이번 조치를 ‘인적 쇄신을 빙자한 방패막이 인사’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번에 사임한 지준섭 농협중앙회 전무이사와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는 모두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노조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임원들의 사퇴는 실질적인 책임 조치로 보기 어렵다”며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인사”라고 지적했다.
농협노조는 강 회장의 ‘낙하산 인사’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강 회장은 2024년 취임 직후부터 기존 임원과 본부장들에게 일괄 사직서를 받거나 자리를 비우게 한 뒤 친분 있는 조합장과 정치권 인사, 선거 공신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농협노조는 강 회장 취임 첫 해부터 이른바 ‘인사 참사’를 문제 삼아 천막 농성 등 대경영진 투쟁에 나선 바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월 전 임직원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마음에 불편함이 있었을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이후에도 보은성 인사가 반복됐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해 6월 지역 농·축협을 감사하는 조합감사위원장 자리에 김병수 전 농협하나로유통 대표를 임명했다. 이 과정에서 전임자가 3년 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년 3개월 만에 교체되며 인사 배경을 둘러싼 내부 반발이 이어졌다.
강 회장이 겸직하던 신문사 회장직에서 사임한 데 대해서는 과거부터 국정감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반면 재단 이사장직 사임을 둘러싸고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조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조는 “비자금 저수지로 전락한 농협재단이 ‘뻥튀기 기계 보급 사업’을 통해 조성된 자금의 수혜를 받은 인물이 누구인지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업은 농협재단이 총 66억원의 예산으로 추진한 해당 사업은 부실 계약 논란이 제기됐다. 실제 단가보다 약 40% 이상 부풀려 계약이 체결되며 약 36억원의 차액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협노조는 기자회견 등 추가 투쟁도 예고했다. 노조 관계자는 “다음 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비리 경영진 퇴진 투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진하 농협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누가 문제인지, 그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두 알고 있다”며 “더 이상 농협을 부끄럽게 하지 말고 농협중앙회장직에서 즉각 물러나 징계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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