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회, 쟁점은 ‘세금’만 아니다

14~16일 공급·금융·세제 공개토론회, 23일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효과와 시장 불안이 함께 검증대에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6-07-12 17:56:35

▲ 10일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 시세<사진=양지욱 기자>

 

정부가 이달 말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공개토론 절차에 들어간다. 오는 14~16일까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가 각각 공급, 금융, 세제를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열고,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가 열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문가와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듣겠다”며 “23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해 그동안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함께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의 성격은 단순한 의견수렴을 넘어선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이어진 대출 규제, 공급 대책, 고가주택 규제, 세제 논의가 한꺼번에 재점검되는 자리다. 김 실장은 “정부는 부동산 정책이 정부의 판단만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 여건은 계속 변하고 있고, 국민이 체감하는 어려움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개토론회를 여는 직접 배경도 여기에 있다. 대책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시장 체감은 아직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재 부동산 토론회의 핵심 쟁점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공급 계획을 시장이 믿을 수 있게 만들 것인가, 대출 규제에서 실수요자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전월세 불안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이다.

첫 번째 쟁점은 세제다. 이 대통령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적정한 보유세, 실주거용 1주택과 비주거용 또는 다주택에 차이를 둘지, 차이를 둔다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초고가 실거주 주택은 별도로 처리할지,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 보유세수의 용도” 등을 주요 쟁점으로 언급했다. 이어 관련 부처와 청와대 참모진에 “주요 쟁점들을 뽑아 사전 공지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세제 논의가 전면에 오른 것은 이달 말 세제 개편안 일정과 맞물려 있다. 재정경제부는 보유세와 거래세 개편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쟁점은 ‘세금을 올리느냐’만이 아니다. 실거주 1주택, 비거주 1주택, 다주택, 초고가 주택을 같은 기준으로 볼 것인지가 핵심이다. 보유세를 강화할 경우 거래세를 낮출 것인지, 보유세수는 지방재정이나 주거복지에 어떻게 쓸 것인지도 함께 논의 대상이 된다.

국제기구의 권고도 세제 논의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OECD는 최근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부동산 과세가 거래세에 치우쳐 있다며 거래세 비중을 줄이고 보유세 비중을 높이는 방향을 권고했다. OECD에 따르면 부동산 세수 중 보유세 비중은 OECD 평균이 56%인 반면 한국은 29.4%에 그쳤고, 거래세 비중은 한국이 50.4%로 높았다. 다만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금이 GDP 대비 3%로 OECD 평균 1.6%보다 높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두 번째 쟁점은 공급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9월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매년 27만 호씩 모두 135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공급 목표를 인허가가 아니라 착공 기준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또 LH가 공공택지에서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하고, 노후시설·유휴부지 활용과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통해 도심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에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태릉CC, 경기 과천 경마장·방첩사령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해 도심 내 유휴부지에 6만 호를 신속 공급하겠다는 후속 대책도 내놨다. 구윤철 부총리는 당시 “국유지 2만8000호 등 총 6만 호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며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중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급 논쟁의 초점은 물량 자체보다 실행 속도다. 정부가 발표한 공급 계획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서울시와 정부의 강조점도 다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의 핵심 의제는 공급과 전월세 안정이어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가 또다시 ‘누구에게 세금을 더 부담시킬 것인가’에 논의가 집중되는 자리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토론회에서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도 ‘국민의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여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쟁점은 금융 규제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은 지난해 6월 27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었다. 이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은 6억 원을 넘을 수 없게 됐다. 수도권 다주택자는 주담대 이용이 제한됐고, 주담대로 수도권 주택을 구입하면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부과됐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의 LTV도 강화됐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동시에 수도권·규제지역의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은 주담대 한도를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줄였다. 정부는 당시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이 서울 등 주요 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되는 일이 없도록” 금융 규제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 규제가 투기 수요를 막는 장치인 동시에 실수요자의 진입 문턱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대출 여력을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토론회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가계부채 관리를 유지하면서도 실수요자 보호 장치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금융 토론의 핵심이다.

네 번째 쟁점은 전월세 시장이다. 최근 가격 지표는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올랐다. 직전 주 0.2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0.31%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6월 주택가격 동향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11개 자치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처음으로 16억 원대를 기록했고, 중위 전세가격도 2022년 2월 이후 처음 7억 원대에 올랐다. KB 조사에서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39.5로 기준선 100을 크게 웃돌았다. 

이 때문에 이번 토론회는 매매시장 대책만으로 끝나기 어렵다. 보유세를 조정하면 임대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대출 규제를 유지하면 전세 수요가 어떻게 이동할지, 공급 대책이 전월세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어떤 임대주택·정비사업 대책이 필요한지가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다.

토론회가 지금 열리는 또 다른 이유는 민심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이달 2일까지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6%,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지난 3월에는 긍정 평가가 51%, 부정 평가가 27%였지만 넉 달 만에 흐름이 바뀌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지 못함’이 21%로 가장 많았고, ‘대출 한도 제한’이 10%, ‘과도한 규제’가 8%로 뒤를 이었다. 향후 1년 집값 전망에서는 55%가 상승을 예상했다. 

종합하면 23일 대토론회는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새로 정하는 자리라기보다, 이미 시행된 정책들의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점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대출을 조이고, 공급 계획을 내놓고, 고가주택 금융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서울과 수도권의 매매·전세 가격이 시행 초기와 갈리 다시 오르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책 불만이 커지면서 세제·공급·금융·임대차 대책을 한꺼번에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토론회의 중요 쟁점은 하나로 모인다. 부동산 정책을 수요 억제 중심에서 세제·공급·금융·전월세 안정의 조합으로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다. 정부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논의하고, 서울시는 공급과 전월세 안정을 강조하며, 시장은 실제 가격과 대출 가능성을 보고 움직이고 있다. 23일 대토론회는 이 세 흐름을 한 자리에서 맞대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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