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통업계, 배달 플랫폼 출혈 경쟁 끝… 직영 매장 확대
메이퇀·알리바바 양강에 징둥 가세…정부 개입 뒤 3사 “과도한 할인 중단”
한국은 중개 서비스 중심…“규제 모델 차이가 글로벌 산업 변수 될 것”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5-09-02 06:03:34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중국 외식배달 시장의 판도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메이퇀(美团)과 알리바바(阿里巴巴)가 주도하던 양강 구도에 징둥(京东)이 가세하면서 올해 들어 대규모 할인 경쟁이 벌어졌다. 징둥은 전속 배달원 15만명을 확보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고, 온라인 쇼핑과 실시간 배송을 연계한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경쟁은 처음에는 배달원 처우 개선과 음식점 수수료 정책에서 시작됐지만, 7월부터는 대규모 할인 쿠폰 지급으로 격화됐다. 알리바바가 500억위안 규모의 할인 정책을 내놓자 메이퇀이 맞대응했고, 주말마다 극단적인 할인 이벤트가 이어지며 시장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 출혈 경쟁의 후폭풍
격한 가격 경쟁은 주문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메이퇀은 일일 주문 1억5000만건을 넘겼고, 알리바바 계열 플랫폼도 주말 기준 9000만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저가 음료류에 집중된 ‘거품 성장’이었다. 음식점들은 주문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떨어졌고, 업계에서는 “저가 중심의 경쟁 모델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비스 품질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경쟁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 정부 제동과 기업 대응
중국 정부는 무질서한 할인 경쟁을 문제 삼았다. 7월 중앙재경위원회(中央财经委员会)가 가격 경쟁 규범화를 촉구했고, 이어 시장감독관리총국(市场监督管理总局)은 메이퇀·어러머·징둥 3사를 직접 소집해 법규 준수와 프로모션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압박 직후 3사는 8월 1일 잇달아 출혈 경쟁 중단을 선언했다. 메이퇀은 음식점의 가격 결정권을 존중하겠다고 했고, 어러머는 무리한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징둥도 할인 경쟁에서 발을 뺐다. 발표 뒤 메이퇀·알리바바 주가는 3% 이상, 징둥은 2% 가까이 오르며 시장은 자정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직영 매장 확장, 업계 판도 바뀌나
플랫폼들은 이제 직영 매장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메이퇀은 ‘환슝스탕(浣熊食堂)’ 브랜드를 론칭해 3년간 전국 1200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장 조리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식품안전과 품질 관리 강화를 내세웠다. 징둥은 ‘치셴샤오추(七鲜小厨)’ 브랜드를 앞세워 임대료·운영비를 부담하는 공동 경영 모델을 도입, 전국 1만 개 매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영 진출이 품질 개선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기존 소상공인과의 경쟁 심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한다.
◆ 한국 시장과의 비교·시사점
한국은 중국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 플랫폼은 직영 매장보다 중개 서비스 중심 구조를 유지한다. 경쟁 강도도 중국보다 낮은 편이다. 규제 역시 배달원 안전과 소상공인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수료 상한제, 산재보험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배달앱 이용료 상한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소상공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초 추진되던 온라인플랫폼거래공정화법(온플법)이 한·미 통상 협상 문제로 좌초되자, 배달앱 이용료 부담 완화 조항만 따로 떼어 우선 추진하는 형태다.
법안에선 상한제의 대상인 서비스 이용료를 ‘외식중개플랫폼 입점업체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금전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정부 규제와 직영 확대를 통해 산업 구조가 크게 변하는 반면, 한국은 비교적 완만한 규제 속에서 서비스 품질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규제 모델과 플랫폼 전략 차이가 글로벌 외식배달 산업의 장기적 경쟁 구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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