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에 재정적자 2천조 원...美바이드노믹스 위기 고조
재정적자 10개월간 2109조 원…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가 주요인
김태관
8timemin@hanmail.net | 2023-08-10 17:49:58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미국 정부가 재정 위기에 놓여있다. 이달초 피치에 의해 신용등급이 한 계단 강등된데 이어 지난 10개월간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무려 2천조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정부와 달리 세수를 늘리고 재정지출을 대폭 확대하며 '큰 정부'를 지향하는 바이든정부의 경제철학, 즉 '바이드노믹스'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비당파적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10개월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무려 1조6천억 달러, 한화로 약 2108조 원이 늘어났다.
이는 이번 2023회계연도인 작년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의 누적 재정적자이며 전년 동기(7천260억 달러, 약 956조 원) 대비 120%나 증가한 것이라고 폭스비즈니스는 설명했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6.5% 수준에 이른다. 전년(5.5%)보다 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3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5월 전망 때보다 2천억 달러 가량 많은 1조7천 억 달러(약 223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규모 재정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된 2020 회계연도엔 3조1천억 달러의 사상 최대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021년 회계연도에 2조7천억 달러로 10%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정지원책이 전면 중단된 이번 회계연도에도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미국 현지에선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장기 신용등급 하향조정과 관련,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등급 강등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박이 나오는 가운데 그 때보다 정부의 부채 문제가 훨씬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의 재정적자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 지출은 10% 늘어난데 반해 세금 수입은 10%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드노믹스의 양대 축은 '제정지출 확대'와 '세수 증가' 중 한 축이 흔들린 것이다. 세수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CBO의 이날 발표는 피치가 이달 초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한 것과 맞물리며 바이든 정부의 재정정책이 위험수위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피치가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2011년 S&P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당시 피치는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당시 일각에서 피치의 이번 결정을 평가절하하지만 2011년 강등 때와 달리 미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만큼 재정 상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로선 세계 1위의 경제대국 미국이 2010년 그리스와 유사한 정부 부채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재정적자와 금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경제성장과 납세자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내에서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2011년에 미국의 재정적자가 GDP 대비 8.4% 수준으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에 근접했지만, 대규모 재정지출이 없었다면 장기 침체가 심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반해 지금은 민간 투자가 양호하고 실업률도 3.5% 수준에 그치는 등 아무도 장기침체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 국채 10년물의 실질금리가 2011년 제로 수준이었던 반면 지금은 1.7%로 높다.
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11년 유동성을 늘리는 양적 완화에 나섰지만 지금은 양적 긴축을 진행 중이며, 금리도 그때와 다르게 정부 재정에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실질금리가 미래 경제성장률보다 낮으면 GDP 대비 부채가 내려가는 경향이 있는데, 2011년과 달리 지금은 금리는 높은 반면 미래 성장률은 내려간 상태이고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도 크다고 WSJ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바이드노믹스가 트럼프노믹스보다 경기부양 효과가 더 크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재정 지출 확대로 인한 이득이 증세로 인한 부작용보다 큰 것 또한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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